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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Aug 02. 2018

장 내 세균의 중요성을 아시나요?

제2의 뇌, '장'

안녕하세요. LCHF 라이프스타일러 로우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직관과는 반대로 우리 몸을 이해해왔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신체는 각 개별 장기기관의 종합이 아니라, 모든 장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이 말이죠.


스트레스를 받으면(뇌의 스트레스가 호르몬 분비를 유도해) 역류성식도염이 생긴다. 

간이 좋지 않으면, 얼굴이 검은색이 된다. 

체했을 때, 손을 따거나 엄지와 검지 사이 근육을 마사지하면 통증이 오고, 이내 체한 것이 내려간다. 


하지만 그동안 서양 의학에서는 인간의 몸을 개별 기관의 합으로 이해해왔습니다. 눈, 코, 입,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의 기관들이 개별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고, 그 기능에만 충실하게 이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장난 부위를 고치면 전체가 잘 기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죠. 


이제 이러한 서양 의학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바로 '장'입니다. 




죽음은 장에서 시작된다.
- 일리야 메치니코프(1845~1916)


인간의 신체기관에는 약 100조가 넘는 미생물군이 살고 있습니다. 그 종류를 누군가는 10,000종이라고, 누군가는 35,000종이 될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많은 종류와 수의 미생물은 우리 몸 속에 상주하고 있으면서,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나서 소화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인간 세포가 유전적 특성을 발휘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동안 미생물은 질병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만 지목되어 왔습니다. 1300년대 중반 발병한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3 정도가 죽음을 당했고, 세균에 대한 공포는 높아져 갔습니다. 오늘날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 여러가지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미생물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으로 많이 한정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과거 여러 병원에서는 항생제를 과다 투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인식이 되었습니다. 전적으로 그 탓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속단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이 약해지고, 만성 염증에 시달리고, 원인을 모르는 다양한 질병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위험한 생각 : 항생제 먹고 빨리 낫고, 그냥 설사 조금 하고 말지


현대의학에 이르러 프로바이오틱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출처 : DrWhitaker.com

다행인 것은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의 존재가 하나 둘씩 발견되어, 인체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최초 유산균, 비피더스균이 인체의 소화를 돕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유산균의 범위가 소화를 돕는 것에서,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 개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산업적으로도 더 다양한 균종과 더 많은 수를 섭취하는 것이 가능해졌죠.


이 생각은 더욱 발전하여, 우리 몸에 존재하는 약 100조에 달하는 미생물을 하나의 신체기관으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신체의 미생물의 DNA 종류는 약 800만 개 이상으로, 인체 내 유전자 1개당 최소 360개의 미생물 유전자가 있는 셈입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체내 미생물과 그 유전자 지문을 미생물군(Microbiome,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이 생태계 자체를 건강하게 관리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죠. 




마이크로바이옴은 특히나 우리 장 내에 많은 수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음식물(에너지원 또는 영양소)이 들어오는 통로이기 때문인데요. 최근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활동은, 음식물을 분해하여 신체에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먹은 음식물과 장 내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행위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출처 : Nutrients, http://www.mdpi.com

일례로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은 체내의 80~90%가 장의 신경세포가 만들어 냅니다. 머릿속의 뇌보다 더 많은 세로토닌을 바로 장이 만들어 내는 것이죠. 우리가 종종 어떤 음식을 잘못 먹거나, 장이 불편할 때면 기분 전체가 다운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신경과 및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 치료에 항우울제보다 식단 교정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우연은 아니겠죠.


이 밖에도 장은 근육, 면역세포, 호르몬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무수한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어 신체의 여러가지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장림프조직(GALT, Gut-Associated Lymphoid Tissue)이라는 자체 면역체계가 있어, 외부 음식이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1차 방어선을 구축하죠. 그 과정에서 내부 모든 면역체계와 호르몬 및 신경전달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장 내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 자폐증, 우울증, 치매, 암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 세균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체 게놈 지도를 그린 것처럼, 언젠가 인체 내 미생물군, 마이크로바이옴 지도를 그려 인간이 그동안 불치의 병으로 알았던 여러가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에서 장 내 세균을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해당 식이요법으로 인해 장 내 세균 서식 환경이 변하여 우리 몸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유해균이 먹고 사는 탄수화물의 섭취 감소가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유익균의 서식환경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저탄고지 식사를 하면서 장 내 세균총의 균형에 항상 신경써 주셔야 합니다. 


데이비드 펄머터의 <Brain Maker, 장내 세균 혁명(국내 책 이름)>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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