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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Oct 05. 2018

지방이 위험하다는
거짓말의 역사 2부

동물성 대 식물성이라는 이상한 대립구도

'식단-심장' 가설이 계속하여 강화되다.

20세기 중반 연구자들을 사로잡은 이론은 앤셀 키스의 '식단-심장'가설이었습니다. 이른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식단이 심장질환을 예방한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심장학회와 국립보건원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어 많은 연구들이 행해졌습니다. 아래는 키스의 '식단-심장'가설이 옳은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가지 실험들 중 3가지만 추려봤습니다.


- 1957년 뉴욕시 보건국의 노먼 졸리페의 항 관상 동맥 클럽 실험

   : 육류를 제한하고, 생선과 달걀 허용, 식물성기름 섭취, 포화지방 대비 다불포화지방 1:4 수준의 실험
   → 발표된 결론 : 콜레스테롤과 혈압, 체중 모두 감소

   → 묵인된 사실 : 실험군에서 28명 사망, 대조군에서 6명 사망 (총 사망률이 더 높음)

- 1969년 UCLA 의과대 교수 세이무어 데이튼의 LA 재향군인 실험

   : 포화지방을 옥수수유, 대두유 등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
   → 13% 정도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 실험군 48명 심장질환, 대조군 70명 심장질환

   → 묵인된 사실 : 그러나 실험군 중 31명, 대조군 17명 암으로 사망 (총 사망률이 더 높음)
   ↔ 비판 : 흡연자 비율의 차이가 크고, 병원에서 이탈한 실험 참가자가 많음. 또한, 건강을 회복한 실험자들은 시설을 떠나 모수에 변동성 有

- 1966년 초반 폴 레렌의 오슬로 연구

    : 412명의 심장 발작 유경험자 대상 실험군 A : 포화지방 40%, 실험군 B : 다불포화지방 40%
    →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A대비 B가 13%p 낮은 수치 기록, 심장발작 23:10으로 절대적으로 감소
    ↔ 비판 : 실험군 A의 식단 中 마가린 및 경화유 비중 高, B는 트랜스지방 미함유 / B는 금연한 비율이 45%이상 높은 수준 (외부 변수)


물론 식단과 질병의 인과관계 /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은 어려운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해야합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변수들을 모두 통제하여 식단만으로 변수를 가져가는 것이 사실 불가능하고, 피실험자들도 본인이 어떤 식단을 제공 받는지 몰라야 '플라시보'나 편향성이 없게 되는데(맹검 실험), 음식인 이상 그런 통제도 사실상 불가능했죠.


하지만 그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충분히 비판의 여지가 존재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한 상황에서 총 사망률은 늘어난 상황은 묵인하는 등, 객관적인 연구결과로 삼기에 충분치 않았죠.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은 제목만 보았을 때는 충분히 '식단-심장'가설을 입증해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차례로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고, 논문의 인용과 재인용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앞 단계의 논문을 믿고 2차나 3차로 인용하는 행위는 기존 논문이 가지고 있던 오류나 비판요소를 전부 묵인하고 정확한 사실인 양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죠. 이렇게 하나, 둘 연구와 논문들이 중첩되어 쌓이게 되면서, 포화지방이 위험하다는 가설은 더욱 견고한 성을 쌓게 됩니다.


동물성 vs 식물성이라는 이상한 대립구도가 형성되다.

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포화지방이 위험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비교군은 바로 식물성 기름, 즉 단일 또는 다중불포화지방이죠. 지방이라는 존재를 아예 먹지 않을 수는 없으니, 지방 내에서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구분하여 대립각을 설정한 것입니다.


포화지방 vs 불포화지방의 구도는 이후 동물성 vs 식물성이라는 이상한 대립구도로 발전합니다. 이것이 이상한 이유는 (1) 모든 지방에는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이 고루 섞여 있고, (2) 동물이라고 포화지방이 무조건 높은 것도 아니고(오리기름), (3) 식물이라고 포화지방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음식 중 코코넛오일이 포화지방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이러한 아이러니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한 구도에도 불구하고 동물성 vs 식물성의 대립구도가 활발하게 선전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 또는 인식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식품업계 : 생산비가 비싼 버터, 라드(돼지기름), 우지(소기름) 대비 식물성 기름이 생산비가 저렴

동물보호단체 : 동물의 사육 및 도축에 대한 윤리적인 이슈

세계 인구 및 식량 연구단체: 육류의 생산이 인구의 증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음

종교단체 : 적색 육류는 탐욕과 정욕을 일으키고 원칙에 위배됨

그래서 대체로 동물에는 포화지방이 많고, 식물에는 불포화지방이 많다는 이유로, 동물성과 식물성의 고정관념은 생겨났죠.


이후 식물성 기름에 대한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 때 식물성 기름은 몇 가지 문제가 있었죠.

(1) 불포화지방(액체)의 유통의 불편함

(2) 불포화지방의 산화(산패) 가능성으로 인한 유통기한의 저하

그래서 식품업계는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첨가한 경화공정을 개발하여 불포화지방을 고체화 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기름이 바로 마가린과 쇼트닝, 즉 트랜스지방이죠. (지방에 대한 설명은 링크 참고)


그리하여 쇼트닝과 마가린의 생산량과 사용량은 급증했습니다. 미국 심장협회가 포화지방 대비 콜레스테롤을 덜 만들어낸다는 이유로 '건강하다'는 꼬리표를 붙여준 덕분이었죠. 또한 마가린을 요리할 때 상대적으로 냄새가 적어 깔끔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던 주부들에게 선호되었습니다. 뭔가 깨끗하고 윤리적으로도 옳은 일을 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죠.


이렇게 형성된 선입견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식습관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부에서 계속>

지방이 위험하다는 거짓말의 역사 1부 : 포화지방이 위험하다는 가설이 진실로 포장되다.

지방이 위험하다는 거짓말의 역사 2부(현재글) : 동물성 대 식물성이라는 이상한 대립구도

지방이 위험하다는 거짓말의 역사 3부 : 관료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고, 돌이킬 수가 없었다.

지방이 위험하다는 거짓말의 역사 4부 : 악당이거나, 영웅이거나.



이 글은 니나 타이숄스(Nina Teicholz)가 쓴 <지방의 역설, 시대의 창, 2016>을 참고하였습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을 시도하시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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