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사치라 느껴질 때

쉬는 게 잘못된 건 아닌데

by 공대남

마음속에 있던 작은 불안이, 어느새 커다란 그림자가 되어 나를 따라다닌다.

애써 감추려 해도, 결국은 무심한 틈새로 스며들어 밖으로 흘러나온다.


잔잔한 사람이고 싶었다.

흔들림 없는 호수 같은 마음을 꿈꿨다.

하지만 거울 속 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불안을 지우려 몸부림칠수록

되려 불안에 잠식된 내 모습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언제부터였을까.

마음 놓고 쉬어 본 기억이 아득하다.

집중력은 산산이 흩어지고,

그럼에도 가만히 있으면 더 큰 불안이 밀려온다.

멈출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자리에서

나는 작은 발버둥만 되풀이한다.


나는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미 넘쳐흐르는 그릇처럼

삐져나오는 불안을 감당하지 못한다.


가까운 사람에게만은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

그런데 요즘의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가장 연약한 얼굴을 자꾸 내보이고 만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머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긴장 속에 갇혀 있다.

내 마음은 쉼을 갈망하면서도,

쉬는 법을 잊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문득, 떠오른다.

모든 그릇은 가득 차면 흘러넘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흘러넘친다고 해서 부서지는 건 아니다.

그저 잠시 쉬어 갈 때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다.


불안도 결국은 내 안의 일부.

나는 이 감정을 밀어내는 대신,

조용히 끌어안아 보려 한다.


언젠가 이 시간마저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 날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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