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손님

성실하고 민첩한 손님

by 나무 옆 벤치

지난여름부터 오피스텔과 연결된 편의점 뒷문으로 오가는 택배기사 손님이 있다.


그는 작은 키에 군살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뭐랄까 야무진 몸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몸에 지닌 것은 업무상 꼭 필요한 것 외엔 어떤 군더더기도 없다.


늘 점심때가 지난 2시 정도 와서 음료수와 에너지바나 초콜릿바를 한 개씩만 사갔다.

나는 그의 분주한 몸짓과 너무나 간소한 점심 식사가 안타까웠다.


가을엔 거의 못 보고 겨울에 다시 온 택배 기사 손님은 이번엔 햄버거와 두유를 고른다.

계산대에서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이 괜스레 안심이 된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그의 왼쪽 약지의 금가락지다.

그가 그 사이 결혼을 했나 보다.

이제 그의 몸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그가 점심을 되도록 챙기는 이유가 있었구나....


그는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 같다.

늘 분주하게 오고 갔고 시간과 돈을 아끼는 게 보인다.


오지랖 넓은 아줌마의 마음씀인 줄 알지만,

그의 점심이 더욱 든든하고,

마음에도 여유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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