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돌보기
그들은 편의점 오피스텔에서 사는 커플이다.
둘 다 20대 중반으로 어린 커플이다.
서글서글한 남자는 착하고 순하다.
주로 잠옷바지에 윗옷만 갖추어 입고 오는데 친구네 아들내미 같은 인상이다.
얼마 전부터는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다쳐 쇠로 된 깁스를 하고 있다.
하루 중 언제 와도 비슷한 옷차림이다.
단발 생머리의 여자는 귀엽고 강단 있어 보인다.
주로 회사 유니폼을 입고 온다.
우리 편의점 주변엔 제법 큰 병원이 여러 개 있는데 그곳 데스크에서 일하는 것 같다.
이 커플은 편의점에서 매번 밥이 될만한 것을 산다.
거의 집에서는 음식을 하지 않는 듯하다.
상품을 고를 때면 아가씨가 여간 야무진 게 아니다.
가끔 나에게 사인을 주면, 나는 나무젓가락을 한 뭉치 건넨다.
잠시,
컵라면 박스 안에는 나무젓가락도 들어있다.
그러나 컵라면을 사는 손님 중에는 젓가락을 가져가지 않는 손님이 더 많다.
집에 쓰레기를 늘리지 않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그런데 그들은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젓가락을 챙겨간다.
부모와 같이 살다가 독립하면 혼자 해야 할 것투성이다.
경제활동도 해야 하고, 자신도 스스로 돌봐야 한다.
특히 먹는 것을 준비하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매번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라면 등으로 끼니를 채우는 어린 커플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들도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