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나들이

연대하기

by 나무 옆 벤치

편의점 알바하는 날에는 보통 5시쯤 일어난다.

어떤 날은 알람 소리에 깨기도 하는데 대부분 그전에 눈이 떠진다.


추운 날엔 이불 속에서 잠시 그대로 있다 나오면 괜스레 기분이 좋다.


알바를 마치고 다음 사람과 교대하고 편의점을 나설 때는 여느 직장인처럼 즐겁다.

더구나 오늘은 바람 한점 없고 오후 2시의 햇살로 거리가 가득하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저녁 메뉴를 위해 슈퍼와 작은 채소 가게가 모여있는 거리로 갔다.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는데 어르신들이 계신다.


할머니 유모차, 일명 실버카를 밀고 온 여러 분의 할머니들은 두꺼운 외투와 모자, 마스크 등으로 무장을 한 채 벤치에 앉아 바라기를 하신다.


그 옆으로 요구르트 전동 수레가 자리 잡고 있데, 아주머니는 어딜 갔는지 오래도록 보이지 않는다.


모여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그림 같다.

따사로운 울 햇살 아래 서로 가만히 몸을 기댄 채 앉아 있는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연민이 느껴진다.


나는 벤치에 아 할머니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긴장이 풀리고 오후 햇살의 느긋함 때문에 졸음이 온다.


바쁠 것도 서두를 것도 없는 오후의 한때를 햇빛으로 채우고,

딸아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오징어 고추장 볶음으로 메뉴를 정하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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