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를 잡자

-소박하게 사는 건 재밌어-

by zur

내가 살고 있는 도산동은 무척이나 신기한 동네이다. 송정역의 영향으로 인해 도시의 절반은 도시와 같이 되어있으나 평동역과 공군부대의 영향으로 반대쪽은 시골이다. 나무위키에도 나와있듯이, 아파트와 자연부락이 공존하는 기묘한 동네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이 자연부락 주위를 돌며 곤충을 본다거나, 달팽이를 채집한다거나, 동물을 관찰하는 것 정도의 일인데, 어느 날은 두꺼비를 발견하였다. 두꺼비는 등에 독이 있다고 알려져 무척이나 조심했지만 현장직을 주로 하는지라 학교가 끝난 나의 가방에는 언제나 노가다 목장갑이 들려있었다.

노가다 목장갑을 끼고 두꺼비를 포획해 집에 있는 채집통에 담으러 가는데, 두꺼비가 몸을 크게 만들어 빠져나오려고 해서 힘조절에 꽤나 고역을 겪었다.

무엇보다 고역인 건 두꺼비 채집이 불법이기에 잡아선 안된다는 사실을 늦게 알아서 놔준 것이다. 두꺼비가 무척 실해서 귀여웠으나, 법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게 들려줬더니 정말 흥미로워했다. (소박하게 사는 내 인생을 좋게 평가해 주길 기도하곤 한다.) 그러곤 가끔씩 두꺼비나 잡으러 가라는 둥 개구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개구리도 잡으러 가라는 둥 내가 말썽을 피우면 그렇게 말하곤 했다. 물론 나는 우리만의 언어가 생긴 것에 무척이나 친밀감을 느낀다.


처음에는 공군부대를 돌며 달팽이나 야생동물을 구경하러 친구와 갔다. 공군부대를 왜 돌게 되었냐면 멧돼지 출몰 표지판이 있었기에 한번 멧돼지를 실제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풀 속 저 너머에는 멧돼지가 한 마리라도 있을까 하고, 결국에는 친구와 수렵 자격증을 따보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심심해서 챗GPT에게 내가 멧돼지와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물어봤다. 물론 우리 집에 있는 빠루를 지참했을 시의 승률이다. 결과는 멧돼지의 돌진을 피하지 못하면 내가 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참 우스운 일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캔슬컬처는 새로운 형태의 도덕적 폭력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