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없는 시의 끝

그리고 근황

by zur

저는 2022년에(고등학생이었던 시절) 북팟에서 시집을 하나 만든 적이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심사도 그것으로 통과했습니다.)

정신이 몹시 더러울 적에 그나마 맑았던 정서를 담아 56페이지짜리 시집에 쏟아부었었는데

그다지 반응과 지금 봤을 때 시의 질이 몹시 좋지 못했습니다.

저의 솔직한 감정을 암호로 풀어낸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죠.

저는 그때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나무위키 자료들을 가지고

부실한 니체의 어구들을 제 마음대로 해석해 낸 허구의 사상에 심취했습니다.


습작은 일부 있었지만 퇴고를 싫어하고 생각나는 대로 쓴 시는 타인이 보기에 몹시 이해가 어렵고,

특유의 어투와 정신증이 적용된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글들을 조합해도 놀라울만한 글은 내지 못했고

이해하기 어려운 암호를 풀어 줄 만한 사람들은 없고, 우선 유명해져야 사람들이 해석할 여지가

생기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새 근로장학을 하며 제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가 시를 쓰게 만든 정신적 문제는 이미 해결된 지 오래되었으나,

특유의 강박으로 인하여 조금은 불편한 정도입니다.

그래도 2022년과 비슷한 정서여서 글은 많이 쓰지 않을까요? 뭔가 안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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