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의 그림책 추천] 이별하셨나요?

by LALA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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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림책 소개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LALA쌤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그림책은 <사랑의 모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은 아이 : 친구와 멀어져 괴로워하는 사춘기 아이,

친구 한 명에게 집착하고 질투하는 아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은 어른 : 이별을 겪은 사람,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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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주인공은 정원에서 꽃 한 송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단 번에 이 꽃을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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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꽃의 향기를 맡으며 행복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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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자의 기대와 보살핌과는 달리 꽃은 시들어 버립니다. 그렇게나 애지중지했는데 결국 꽃은 여자의 곁을 떠나고 말았어요. 여자는 큰 상심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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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꽃과의 이별 후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혹시 내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내가 너무 관심을 많이 준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해봅니다. 여자와 꽃의 이별은 우리의 이별과도 닮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헤어지고 나면 IF 질문에서 쉽사리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내가 그때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었더라면... 하지만 시간은 돌릴 수 없고 이미 그 사람은 떠나버린 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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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자는 꽃이 자신을 떠난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자신이 더 노력했더라면 꽃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여자의 생각은 이별의 원인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과연 꽃은 여자를 위해 피었을까요?



꽃은 단지 태어날 때가 되어 태어난 것뿐, 여자를 위해 특별하게 준비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상대방을 나 자신과 동일하다고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랑의 과정이에요. 우리가 이별을 할 때 힘든 이유는 마치 나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고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나의 분신과도 같다고 생각한 존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니,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내가 사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의 일부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사람은 단지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것뿐, 내가 무얼 했기 때문에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니에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내 일부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나의 행동과 생각이 사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아닙니다.



나의 세상과 그 사람의 세상은 엄연히 다르고 각자 돌아갑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했든 결정은 그 사람이 알아서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세상 밖에 모르기 때문에 종종 우리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는 합니다. 나로부터 모든 것이 나왔다고 착각해서 과도하게 상대에게 분노하거나 나 자신에게 분노합니다. 너 때문에 내가 상처 입었다, 나 때문에 네가 상처 입었다, 그래서 우리가 헤어졌다 - 이런 생각들은 사실 가정부터 틀렸어요. 상처 입어도 사랑하기로 결정한 것도 나, 알면서도 사랑에 빠진 것도 나, 만남과 이별을 결정한 것 모두 나의 책임입니다. 관계에 대한 책임은 각자 지는 것이죠.



그럼 내 탓은 하다도 없다는 이야기냐? 뭐든 나에게 책임이 있으니 상대방의 책임은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랑과 인연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다 나 자신을 갉아먹지 말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너무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아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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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사춘기 아이들에게 친구란 연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친구에게 왜 저렇게 집착하나 싶어 답답하실 거예요. 영원한 친구는 거의 없다는 것도 알고 인연은 잡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어른들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아직 잘 모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연인에게 사랑을 속삭이듯 친구에게 사랑을 맹세합니다.



하지만 친구는 쉽게 사귀어지지만 쉽게 깨지기도 하는 관계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정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예민하기 때문에 그 속도가 더 빠릅니다. 어제는 친구였다가 오늘은 철천지 원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매년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런 비슷한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무리 지어서 영원할 것처럼 놀다가 갑자기 절교하고 견원지간이 되는 상황 말입니다. 갑작스럽게 친구를 잃게 된 아이들은 상실감에 꽤 오랫동안 힘들어합니다. 친구에게 마음을 좀 바꿔달라며 매달리는 아이들도 많아요. 선물 공세를 하기도 하고 하인을 자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제가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의 마음을 내가 결정할 수는 없어.
그 친구의 마음은 그 친구의 것이야.



관계의 책임은 모두 각자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져요.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내가 실수한 것이 있다면 다음번에는 좀 더 조심하기로 마음먹으면 됩니다. 다만 이미 끝난 친구 관계에 자책하고 매달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내가 매달리는 것 또한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지 않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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