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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Jun 02. 2021

주식 투자하려는 17살 우리아들

돈벌어서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아빠, 주식계좌를 만들고 싶어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고1 아들이 느닷없이 주식을 운운하니 황당하기도 하고 기가찬다.

비트코인, 도지코인, 이더리움 등 코인열풍에 헛바람이 든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주식을 돈넣고 돈먹는 도박처럼 생각한다면 큰일 날 노릇이다.

아들은 주식에 대한 평소 생각을 털어놨다. 자본주의 구조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본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깜짝 놀랐다.

어리고 철없게만 느껴지는 아들이 이날은 어른처럼 커보였다. 게임을 즐겨하다 밤늦은 시간 가끔 괴성을 질러되는 녀석이 경제공부도 한 모양이다.

내가 고등학생일때 생각치도 못한 일이다. 나는 그나이에 경제관념도 미래에 대한 계획과 비전도 없었다.

요즘 아이들은 똑똑하다. 시대가 그리 변한 것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온갖 정보와 글로벌 뉴스를 실시간 파악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식정보도 감각적으로 익히고 있으리라.
그렇게 디지털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의 경제관이 무섭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만약 주식으로 돈을 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
"과외를 더 받고 싶어"

작년 두곳의 매장을 폐업한 후 아들은 다니던 학원을 끊었다.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상황으로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눈물의 폐업을 했다.

수억원을 투자한 생산수단 두곳이 한달사이로 사라졌다.

긴축정책에 나섰다.
먹는거, 입는거, 배우는걸 최소화했다.
이렇게 아이들은 학원을 중단했다.
아들에게는 1년치 인강 패키지로 미안함을 대신했다.

두달후.
아들은 비장한 각오로 찾아왔다.

"도저히 수학은 안되겠어. 수학을 못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것 같아. 도와줘"

통장을 탈탈 털었다. 그리고 100만원 만들었다.
장문의 편지와 함께 돈을 전달했다. 아들은 놀란 토끼눈이 됐다.아들의 한달 용돈은 5만원이다.

"이돈으로 두어달 과외든 학원이든 니가 하고 싶은데로 마음대로 하거라. 단 수학이 흥미가 생기고 적성에 맞는다면 이후에는 더 고민해보자 "

학령인구 감소와 급격한 트렌드 변화로 대학의 존립가치가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를 제외하면 사실상 무용론이 제기되는 게 현실.

공부가 적성이 맞는다면 밀어주는게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길을 찾도록 돕는게 부모의 도리라 본다.
단연코 사교육 과다지출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들은 수학과외에 돈을 쏟아 부었다.
열공모드로 바뀌면서 게임속 몬스터와의 전쟁도 줄었고 괴성도 사라졌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기는 처음이다.

내가 경제에 눈을 뜬 건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알게 된 후다. 이때부터 경제서적을 틈나는 데로 챙겨읽고 부동산 공부에도 나섰다.

자본주의.
내가 일하는 시간은 줄이면서 타인의 노동력과 자본을 레버리지해 부의가치를 높이는 방식.
사업소득이나 부동산, 주식, 금융이자, 지적재산권 등으로 현금흐름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습은 기본이다.
한두번 요행이 통할수 있지만 기본기가 없다면 모래위의 집이다. 결국에는 번돈을 토해낼수 있다.

주식이든 부동산, 코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학습과 통찰력이 필수다.

아들에게 읽기 쉬운 경제서적 한권을 선물했다.
밤마다 틈틈히 읽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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