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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Jun 06. 2021

칼, 불, 주방, 직원없는 식당

자영업 10년차 강산이 변하더라

그 식당에는 칼과 불이 없다.

자세히 보니 직원도 없고 주방도 없다.

도시가스도 필요없고 하수구가 없어도 된다.


단지 반조리 상태의 요리가 밀봉된 채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우리동네 밀키트 무인점포 이야기다.


휴대폰판매점과 옷가게가 나간 자리에 새로운 컨셉의 가게가 들어섰다. 오픈한지 한달이 채 안된 신입생인데 화제가 되고 있다.


부대찌개, 제육볶음, 떡볶이, 찜닭.


집에서 물만넣어 끓이면 손쉽게 맛있는 한끼를 해소해 주는 방식이다. 어찌보면 반찬가게의 혁명같은데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며 배달까지 가능한게 차이점이다.


가격은 저렴하다.

인건비 거품을 걷어냈고 본사의 대량생산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가맹점만 20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와 사회적거리두기,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음식문화는 급변하고 있다. 고객들은 음식을 식당에서만 먹는게 아니다. 배달문화가 정착됐고 여기에 테이크아웃 시스템이 진화를 거듭했다.


최저임금도 급격히 인상됐다. 자영업 현장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탄 배경이다. 인건비를 주면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매출을 올리던가, 비용을 줄여야 한다.

전자는 어렵다. 후자가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보니 사장님은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일하는 시간을 늘린다.


내 사업이지만 개인의 시간과 여유는 갈수록 부족하다. 시간과 체력을 온전히 갈아 넣어야 다만 얼마라도 건질 수 있다.


비대면문화 확산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한번 길들여진 습관은 고착화 되기 마련이다.


이때문에 무인시스템이 휘발성을 뛰며 골목상권에 등장했다. 키오스크로 주문과 결제를 터치 한번에 해결한다.

초기비용은  비싸지만 한두사람 몫을 너끈히 해낸다.


최근에는 비콘기술을 활용한 얍오더도 출시됐다.

기존대비 가격은 80% 저렴한데 기능은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계산같은 단순노동이나 생산현장의 일자리는 줄어들수 밖에 없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자영업을 시작한지 10년 가까이 됐다.

키즈카페, 일반음식점, 퓨전분식점을 동시에 운영하며 실물경제의 최전방에 섰다.


현장은 무섭도록 빠르게 변한다.

지금 잘나가더라도 영원히 잘 나갈 수 없다.

이사실은 폐업을 하고 나서 뒤늦게 깨달은 진리다.


영원한 단골도 없다. 고객은 움직인다.

유행은 시류에 따라 변하고 수많은 후발업체가 업그레이된 카피아이템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개발해야 한다.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앓다.

일하기도 바쁘고 힘든데 신경쓸 게 많다.


사업이라는게 호랑이 등에 탄 느낌이다.

한번 올라타면 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특히 생계형이라면 더욱 신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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