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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Jul 25. 2021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때

비대해진 권력은 견제 받아야 한다

군대를 갓 전역한 그해 여름 끝자락.

살면서 가장 큰 고통과 좌절을 맛보게 된 시기가 이때다.

23살 청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고를 접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처음부터 모든 책임과 과실을 내게 돌렸고 구속까지도 가능한 일이라 엄포를 줬다.

손발이 오그라 들고 입술이 바싹 말랐다.

경찰서를 생전 처음으로 가본 나는 그대로 얼어 붙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본 고라니가 된것이다.

한참을 지옥속에서 보냈다.


전남 화순에 있는 너릿재터널 입구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내가 운전하던 포터화물차가 뒷차와의 충돌로 튕겨 8차선 중앙선을 넘었다. 차는 통제불능이 됐고 짧은 몇초의 시간속에 인생 파노라마가 그려졌다.


"이대로 죽는건가..."

몇번의 강한 충격과 굉음에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병원이다.


거짓말 같은 일들이 내앞에 펼쳐졌고 자동차는 폐차가 됐다. 나와 충돌한 피해차량은 영화에서처럼 폭발직전이다. 상대 운전자는 전치 8주이상이 나왔다.


낯선 경찰서에서 혼자 조사를 받았다.

빽도없고 돈도없고 아는사람도 없다.

진술과정에서 제기한 뒷차충돌 정황은 사실상 묵인됐고 경찰은 그대로 검찰에 기소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지금 생각해보니 경찰은 실체적 진실규명 보다는 수사편의주의로 사건을 몰고 간듯하다.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한셈인데 그땐 그걸 몰랐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난 농부를 부모님으로 둔 가난한 대학생.

지금부터 20년전 이야기니 그때는 이런 사례가 많았을 것이다.


전역후 일년간 악착같이 모아온 400만원이 모두 사라졌다.

가스충전소, 단란주점에서 밤잠을 설치며 아끼고 모아온 시간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부모님은 합의를 위해 땅과 소를 내다 팔았다.

이게 너무 큰 충격이었고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그때 다짐했다.

기자가 되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 종이에 10가지 목표를 세웠다.

손에서 쥐가 날 정도로 힘주어 쓴 글들을 지갑속에 담았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알바를 두탕세탕 뛰며 독하게 일했다. 낮에는 가마골식당에서 저녁에는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서빙했다.

처음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때까지 이어졌다.


인생의 전환점.

죽을것처럼 힘든시기도 시간이 흐르니 이젠 추억이 됐다.


검경 수사권독립으로 경찰의 파워가 쎄졌다. 경찰이 검찰의 눈치를 안보기 시작한 것이다. 수사개시와 종결도 가능하니 입에 맞는 사건만 골라 할수도 있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기관은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이를 실기하면  결국 국민들에게 폐해가 돌아온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단독보도한 경찰의 학폭사건 부실수사 논란 기사와 관련, 해당 경찰서가 정정보도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처음부터 오보라며 법적대응으로 일갈했다.

 "하세요"


머라 이야기가 더 있었지만 이번엔 내가 먼저 끊었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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