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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Oct 16. 2021

건달과 형사는 한끝차이

지역정치인, 경찰간부 폭행 사건 취재후기

광주의 한 국회의원 선거캠프 출신 특별보좌관과 후원회장을 자처하던 재력가 그리고 현직 경찰간부가 술자리에서 여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파만파다.(헤럴드경제 최초보도)


막걸리집에서 1차를 마친 이들은 2차로 지역통기타 가수가 운영하는 광주 동구의 한 주점에서 레크레이션 강사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여성사업가와 동석했다.


몇잔의 술잔이 오간후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역시 술이 문제다.


“광주에서 특히 서구에서 사업하려면 우리에게 줄을 잘서야 한다” “내가 말이야. 유력 국회의원의 후원회장이고 보좌관을 했던 사람이야”


이들은 유력국회의원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대화를 주도했다.

내심 그들의 힘과 존재감을 인정해 주길 바랬을것이다.


하지만 여성사업가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재력가는 갑자기 주먹질을 쏟아냈다.


무엇이 그의 역린을 건드렸나?


“네 사장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잘 봐주세요” 같은 말 대신 "국회의원 도움은 필요없다"는 말이 나오니 빈정이 상했으리나.


결국 폭발했다. 분에 이기지 못한 그는 여성을 20여분 가량 무차별 폭행했다. CCTV를 살펴보니 영화속 한 장면이다.


더 큰 문제는 함께 동행한 이들이다.

주먹과 발길질에 여성이 쓰러졌고 멘탈이 반쯤 나간 상태였지만 모두가 나몰라라 했다.


처음에는 말리는 제스쳐를 취했지만 재력가의 완력에 모두가 어쩔줄 몰라했다.


강건너불구경.


이쯤되면 재력가와 그들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현직 경찰 강력팀장이 호텔과 건설업을 운영하는 돈많은 사장에게 쩔쩔매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강력팀장은 깡패와 조폭을 잡는 사람이다. 특히 충장로 등을 관할하는 동부서 강력팀은 말그대로 강력하다.

한때 전국을 주름잡은 조폭들의 활동 근거기가 이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자를 돕고 지켜야 할 국민의 지팡이는 지구대 경찰이 출동하기 전 현장을 빠져 나갔다.

국회의원의 전직 보좌관도 소리없이 사라졌다.


이 사실을 제보 받고 최초 보도했다.

순간적으로 큰건임을 직감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는지 피해 여성과는 일면식이 있는 사이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전화통화와 CCTV 증거자료를 통해 올초 지인의 소개로 인사를 한 분이다.


처음에는 취재를 거부하던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두렵다. 정치인과 경찰이 얽혀있는 사건이고 폭행 후 사람 만나는게 무섭다. 그리고 너무 창피하다”


온신경을 집중해서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국회의원실도 난리가 난듯하다.


이 기사는 주요포털 메인뉴스에 걸렸다. 대중들의 눈과귀는 이사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KBS와 뉴시스, 연합뉴스, 매일경제, 남도일보 등 타 매체기자들이 후속취재에 나섰다


대선후보 경선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치수사 권력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어느때보다 요구되는 시기다.

결국 이 뉴스는 전국 모든 매체에 대서특필됐다.


기자생활을 한지가 15~6년 정도 되는데 가장 큰 관심을 얻은 기사를 얻었다

부족한 실력과 능력이지만 운이 좋았던게다.


후속취재를 위해 광주동부서 형사과를 찾았다. 근 20년만이다. 초임기자 시절 숱한 밤을 보냈던 동부서는 과거와 달리 작아 보인다.


형사과 분위기는 냉랭했다. 형사과장은 대대했다. 1대8 남부서 학폭사건 보도 이후 경찰은 내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는 듯 하다.


사건에 연루된 강력팀장은 감찰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감찰결과를 신뢰하기는 힘들다. 혐의가 없거나 솜방망이 처벌 확률이 높다.


이같은 불신이 나만의 착각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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