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텅 빈 사무실, 텅 빈 공간 그리고 음악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텅 빈 사무실, 텅 빈 공간을 혼자 지키고 있다.
지금 일할 때 듣기 좋은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감성 충만, 필이 넘쳐흐른다.
음악이라는 게 사람의 마음에 위로와 위안을 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서적 안정감.
대학 때 통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종종 공연에 나섰다.
축제 때면 가슴에 뜨거운 피가 끓어 올라 나도 모르게 무대에 올랐다.
그때는 꽁지머리에 앞머리를 길게 길러 염색을 요란하게 했다. 시대를 앞서가는 헤어스타일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닭살이 올라오며 창피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때만큼 열정이 넘쳤던 시기도 없었던 것 같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텅 빈 매장을 혼자 지킬 때가 많았다.
물리적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마치 오래된 사진을 꺼내 드는 느낌이다.
매장 사진을 볼 때마다 기억 속에 빠져든다.
닭갈비를 만들 때 썼던 주걱과 낡은 서랍장, 고장 난 밥통.
이 모든 것이 손에 잡힐 듯 떠오른다.
매장에서도 음악을 하루 종일 틀어 놨지만 이상하게 귀에 들려오지 않는다.
음악은 장소와 시간, 느낌에 따라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창문 밖 겨울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다시 한파가 불어 닥쳤다.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걱정 또한 늘고 있다.
새롭게 문을 연 키즈카페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또다시 사라졌다. 내일 창플세미나 강의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다음 주 여수에서도 ‘생존 창업 생존 폐업’ 강의 일정이 있는데 취소될까 봐 노심초사다.
조용한 나만의 공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
글이 줄줄 잘 써진다.
머리에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손가락이 자동으로 여백을 채워가고 있다. 작은 행복감이 밀려든다.
사실 며칠 동안 스트레스가 많았다.
주어진 환경이 바뀌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공모전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느라 신경이 곤두섰다. 낯선 분야라 도전이 쉽지 않다. 다음 주 PT발표가 있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새로운 조직이 생기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 위든 아래든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
내 스타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20대 젊은 직원들이 많은데 꼰대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존폐업, 생존창업.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