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존창업 Jul 17. 2022

지방이 타는 소리, 무등산에서 듣다

일요일 아침, 그냥 산에 오르고 싶은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정상을 오르고 또 오른다.

맑은공기와 피톤치드가 폐포속을 자극한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며칠전 풋살대회에 출전했는데 20~30대 젊은친구들과의 시합에서 대패를 당했다.


한때는 강철체력을 자랑할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저질체력을 인정해야 할 나이다.


벌써 40대 중반. 아 슬프다.


이 와중에 비까지 내린다.

땀과 비에 얼룩진 채 무등산속에 파고든다.


이를 악물고 한걸음씩 내딛는다.

자글자글. 뱃속 지방이 타는 소리가 환청마냥 들려온다.


일요일 아침.

그냥 산이 가고 싶었다.

땀을 흠뻑 쏟고 싶은 날.


옷장속 등산가방을 꺼내들고 냉장고속 오이와 가지, 이온음료를 주섬주섬 챙긴다.


사실 어제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한 고 김홍빈대장 1주기 추념식 영향이 크다.

현장을 다녀왔는데 울림이 크다.


몸이 건강한 것도 큰 선물이다.

하지만 건강할때는 그 고마움을 잊을때가 많다.


올해 두번째 산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혼자다.

외롭다는 마음보다는 나홀로 걸으며 사색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좋다.


해발 617미터 중머리재.

잠깐 한숨을 돌린다.


무등산, 뿌연 구름속에 수줍게 얼굴을 감추고 있다.

멀리 통신사 송수신탑들이 등대처럼 서있다.


며칠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곳을 다녀갔다.


비가 그쳤다.

다시 걸어야 겠다.

작가의 이전글 "새끼밴 어미토끼까지...” 사냥본능 들개의 습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