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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30만 원 너무 행복해요
술 취한 피자집 사장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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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창업
Dec 7. 2020
“이달부터 30만 원씩 적금 넣고 있어요. 행복합니다”
전주의 피자집 사장님이 늦은 시간 전화를 주셨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그의 목소리는 밝아 보였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졌는데 본인이 계산을 했다고 한다. 그냥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와의 인연은 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의 한 대학가 앞에서 60평 대형 피자맥주집을 운영했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일생일대의 투자에 나선 것.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장은 초토화됐다.
텅 빈 가게를 혼자서 지키는 일이 많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걱정을 하며 노심초사했다.
나갈 돈은 많은데 매출은 자꾸 줄어드니 우울감만 더해갔다.
우연히 생존창업 유튜브를 보고 내게 전화를 걸었다.
지방 대학가 상권, 90년대 학번, 외식업 경영.
공통분모가 많다.
둘 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에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았다. 퇴근길 11시 무렵이면 하루 일상을 공유하고 살길을 함께 모색했다.
그는 60평 가게를 처분하고 10평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택까지 두 달가량 걸렸다. 하루에도 12번씩 생각이 바뀌었다.
새로 옮긴 가게는 전주의 구도심에 있다. 월세 30만 원. 가게는 허름하고 낡았지만 고정비가 확 줄다 보니 마음의 짐도 함께 덜었다.
피자 외길 15년. 피자라면 자신이 있다.
혼자서 일할 수 있는 1인 시스템을 갖추고 배달을 강화했다. 교회나 학원, 사무실을 돌며 전단지를 돌렸다.
틈만 나면 인심 좋은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실제로 넉살도 좋고 말도 재미있게 잘한다.
“아주 조금씩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적자만 보다 이익이 발생하니 너무 뿌듯하네요.”
그는 지금의 일상을 감사한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근심과 걱정, 두려움을 호소했다.
임대료가 부족해 돈을 빌리러 다니기도 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놓기도 했다.
“밑바닥까지 경험했습니다. 강제 무소유의 삶 같기도 하고요. 앞으로 열심히 살아갈게요”
할 일이 많다.
매장도 잘 키워야 하고 가정도 꾸려야 한다.
40대 노총각 사장님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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