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만든 초밥 쓰레기통에 버린 주방장
때로 버리는 게 얻는 것. 초밥에서 배우는 인생
by
생존창업
Nov 8. 2020
모처럼 가족과 초밥집을 찾았다. 오랜만에 외식이다.
우연히 발견한 충장로 초밥집은 회전식 초밥 전문점이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렇게 주말 저녁, 초밥과 함께했다.
화려한 접시에 담긴 다채로운 초밥은 레일을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장어와 새우, 오징어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무빙워크에서 미끄러진다.
눈과 귀가 호강이다.
정말 배가 터지도록 초밥을 먹었다.
그릇들이 금세 산처럼 쌓였다. 만화영화 속에서 나오는 장면이 연상된다.
가격은 1인분에 2만 원가량 한다.
평일에는 주말보다 2000원이 싸다.
대신 초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무한리필 초밥집은 이번이 처음인데 음료와 샐러드, 디저트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초밥의 정교함이나 퀄리티, 완성도는 다소 아쉬운 감은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5인 가족이 일반 초밥집에 갔다면 20만 원도 넘게 나올 금액이다.
불현듯 5년 전 가족과 함께 찾은 도쿄의 회전초밥집이 떠올랐다. 신오쿠보에 있는 유명한 초밥집을 어렵게 찾았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일본인 주방장은 초밥을 작품처럼 만들어 낸다. 손가락에 흰쌀밥이 신선한 횟감과 만나니 곧바로 예술로 변했다.
접시마다 요금이 다르니 아끼듯 초밥을 즐겼다.
"입안에서 녹는다"
한참을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주방장이 초밥 몇 개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엄청 놀랐다.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밥들이다.
주방장은 레일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초밥은 폐기 처분했다.
대신 신선한 초밥을 끊임없이 공급했다. 원가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한치의 고민도 없다.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 음식 가운에 한 곳이 이 집이 된 이유다.
때로는 버리는 것이 이기는 것이 된다.
내가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해질 때가 많다.
우리의 삶도 초밥과 비슷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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