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넘은 아버지의 매출이 오른날

꿀벌은 시급을 주지 않아도 열심히 일한다.

by 생존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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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봄날처럼 날씨가 따뜻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파에 폭설에 난리도 아니였는데 말이다.
두꺼운 패딩이 부담스런날.
부모님이 생각나 고향으로 차를 돌렸다.

변덕이 심한 날씨 덕분에 오늘 아버지가 활짝 웃었다. 부모님이 40년 넘게 키우고 있는 딸기밭이 빨갛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딸기풍년이다.

따뜻한 온도에 딸기밭은 하얀꽃망울과 탐스런 딸기로 가득하다. 그사이로 꿀벌들이 부지런히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꿀벌은 시급을 주지 않아도 열심히 일한다.

멀리 보이는 추월산과 맑은공기, 딸기향을 몸과 마음으로 느껴본다. 한주간의 짜증과 불안,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역시 오길 잘했다.

오랫만에 뵌 부모님은 오늘도 묵묵히 딸기밭을 지키고 있다. 딸기를 키워 4남매를 잘 가르쳐 주셨다.
그러고 보니 딸기도 자식처럼 정성껏 키우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딸기가 열린날이다.
일년중 가장 바쁜 시기면서도 가장 보람되는 날이 지금이다.
자영업으로 치면 매출이 잘 나오는 시즌이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부모님은 일년의 대부분을 모종을 키우고 물과 비료, 병충해를 막는데 보낸다. 땀과 노력의 보람이 열매로 맺힌다.
하지만 모종값, 비료대, 농협 수수료 등을 제하면 손에 쥐는돈은 얼마 안된다.

1인 자영업처럼 부모님은 가내수공업 형태로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대량화, 기계화 등 규모화를 갖춰야 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딸기하우스안에 허리를 구부린 아버지는 어느덧 꼬부랑 할아버지가 됐다. 아들이 오랫만에 왔지만 짧은 인사뒤로 말이 없다. 대신 잘익은 딸기한알을 건내준다.

엄마는 벌써부터 손이 분주하다.
벌써부터 이것저것 챙겨주기 시작한다.
"값이 나갈때 더 팔아라"는 아들과 "자식입에 하나라도 더"를 외치는 엄마와 실랑이가 잠시 펼쳐진다. 매번 판정패다.

결국 잘익은 딸기와 상추 한꾸러미가 자동차트렁크에 실렸다.
딸기를 볼때마다 내겐 가슴시린 기억들이 떠오른다.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을 달고 다니는 부모님의 깊은 주름이 생각나서다.

그런데도 딸기는 먹을때마다 달콤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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