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시작으로 채소, 과일, 유가가 상승곡선이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는 이유다.
자영업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 여파로 폐업 직전에 놓인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나는 지방대학가 앞에서 4년간 두곳의 가게를 직접 운영했다)
가까운 지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예로 들면 식자재값, 배달앱 광고비, 배달대행, 4대보험 등 지출항목이 대부분 올랐다.
반면 매출은 계속 줄고 있어 밤잠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음식값을 쉽게 올릴 수도 없다. 그나마 오던 손님들도 다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학들도 비슷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속사정은 자영업과 다를 바 없다. 학생수는 계속 줄고 있는데 모집정원은 그대로 이다 보니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대학이 기존 충원율을 유지할 경우 30%는 문을 닫아야 한다. 이마저도 우수한 학생들은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옮겨간다. 그나마 부족분을 채워주던 외국인 유학생도 팬데믹에 발이 묵였다. 사면초가에 진퇴양난 상황인 셈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4년대 지방대 정시모집 경쟁률은 2.7대1로 파악됐다. 작년 3.9대1에서 경쟁률은 해마다 감소하는 상황이다.
경쟁률이 3대1이 안되면 사실상 미달이다. 학생 1명당 3곳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방대 교수들은 신입생 모집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학생들에게 “등록을 해달라”는 전화를 돌리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지방대의 경우 총알마저 부족한 상태다. 10년 이상 등록금을 동결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 구조다. 하지만 등록금을 올릴 경우 선택을 받기 힘들다. 요즘 학생들은 대학 등록금, 장학금, 기숙사, 복지혜택 등을 귀신같이 꿰고 있다.
올해 지방대학의 등록금 동결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 장기화 속에 대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 있지만 속내는 이와 다르다. ‘울며 겨자먹기’다.
실제 동신대는 지난 22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2021학년도 학부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50% 인하를 결정했다. 대학원의 경우 등록금과 입학금 모두 동결했다.
조선대도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재정위원회 등을 열고 등록금 동결을 사실상 결정했다. 광주대와 호남대도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동국대는 경주캠퍼스를 수도권으로 옮기려다 경주시의 반대로 재검토중이다. 강원대는 내년부터 탄력정원제를 운영한다.
올해는 교육부가 3년마다 대학 기본역량진단에 나서는 해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강제 퇴출대상에 오르게 된다. 대학들은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교육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지방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미달사태와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력 약화, 재정건전성 악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대로면 벚꽃이 피는 순으로 망할수 있다는 전망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지금은 대학상권 사장님들이 폐업을 하며 눈문을 떨구고 있지만 다음 차례는 교수와 교직원이 될수 있다. 지방대 쇠락은 결국 지방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대학가 상권이 무너진다. 주고객층이 학생들이 사라지면 상권도 생명력을 잃는다. 알바 등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뿐 아니라 실업자가 대폭 늘어난다.
결국에는 원룸과 건물주 모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금융권도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지방대 구조조정은 대한민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화두가 됐다. 취업역량 강화 등 자구책 마련을 비롯해 사회적 합의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