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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많아지고 있다.
머리하나가 더 큰 아들 교복 맞춘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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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창업
Feb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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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외할머니는 내가 병원에 갈때마다 동네슈퍼에서 봉봉을 하나씩 사주셨다. 주사 맞는게 무섭고 싫었지만 달콤한 음료수 하나가 보상이 되고 동기부여가 됐다.
그땐 그랬다.
아끼고 절약하는 외할머니의 지갑이 열릴때는 나를 위해 돈을 쓸때였다.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에게 고기를 사줬다. 무한대패삼겹살집에서 오랫만에 둘만의 점심을 나눴다.
점심부터 조금과한 식사였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날이다.
지글지글.
대패삼겹살은 불판위에서 춤을 추다 이내 입속에서 사라졌다. 고소하고 맛있다. 허리띠 단추를 하나 풀어가며 행복한 점심 만찬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후식냉면까지 시키니 더는 들어갈 곳이 없다.
아들에게 고기를 구워주고 콜라한잔을 따라주고 용돈도 손에 꼭 쥐어줬다. 잔소리 많고 짜증내던 평소 모습과 다르게 이날만큼은 아들에게 멋진아빠로 남고 싶었다.
오늘은 나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녀석에게 교복을 맞춰준 날이다. 이 옷을 입고 3년간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중학생때와는 달리 어른스러워 보인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잘 보살펴주지 못한 아들이 벌써 다 커버린 느낌이다.
아기였을때의 기억이 흐물흐물 해질때쯤 녀석은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교복값 50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생각했던것 보다 비쌌지만 돈을 써야 하는 날이다.
내친김에 고기파티도 하고 책도 한권 사줬다.
그렇게 지갑은 말없이 열렸다.
대신 입은 다물었다.
둘째도 올해 중학생이 되니 교복을 맞춰야 한다. 웹툰작가가 꿈인 둘째는 낡은 휴대폰으로 애니메이션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유튜브 구독자가 벌써 1200명이다.
둘째는 아이패드를 갖고 싶어한다. 그림을 좀 더 잘 그리고 싶어서다. 딸의 꿈을 위해 꼭 선물해 줄 생각이다.
돈을 벌어야 할 이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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