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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RO May 20. 2019

[Weekly Critics] 2019년 5월 셋째 주

임지민, 프니엘, 위키미키, NCT127, 규현, 밴디트 외 2팀

[Weekly Critics]는 일주일 동안 발표된 아이돌 팝 신곡들을 모아 짧은 리뷰를 남기는 시리즈입니다.

임지민 - MINI

SBS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팬>에서 TOP 3로 얼굴을 알린 임지민의 데뷔 앨범이다. 유니크한 사운드를 키치하게 사용한 'Hands Up!'이나 미디엄 템포의 트로피컬 댄스 팝 '예쁘다'와 같은 수록곡의 완성도도 준수하지만, 남성 아티스트로서는 드물게 80~90년대 풍의 신스팝을 정면으로 내세운 점은 특히 독특하다. 청량하면서도 거친 저음과 소년 같은 고음의 보컬로, 하나의 곡에서 여러 목소리를 구현하는 스킬도 인상적이다. 트렌디한 네온과 셔벗 컬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하이틴 드라마 플롯의 뮤직비디오도 곡에 나름대로 어울리지만, 80년대를 좀 더 정면으로 내세운 아트워크와 비디오를 보여줬다면 더욱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프니엘(PENIEL) - B.O.D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작업물을 발표하면서, 그동안의 활동에서 보여준 면을 살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취향이나 셀프-아이덴티티에 맞춰 이미지 방향성을 크게 트는 경우가 있다. 프니엘의 이번 싱글은 거의 그러한 경향의 표준적인 곡이다. 거칠고 투박한 힙합 비트에 프니엘에게 가장 편한 언어인 영어로 된 랩 가사로만 채워진 'B.O.D'는 동일한 장르의 다른 곡들, 특히 오랫동안 이런 장르의 곡들을 발표해온 아티스트들의 곡에 비해 구성력은 아쉽지만 분명히 인상적인 곡이긴 하다. 강렬한 이미지 전환에 있어서는 싱글보다는 피지컬 앨범을 발표하는 쪽이 더 효과적일 순 있겠으나, 방향성을 찾아가는 시도로서는 나쁘지 않다. 시기적으로 또 시의적으로 남성성을 과시하는 거친 가사의 곡이 꼭 나와야 했는지는 의문.


 

위키미키(Weki Meki) - LOCK END LOL

위키미키의 장점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풍부한 사운드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전작들에 비해 후크송의 색이 짙게 묻어나는 점은 아쉽지만, 'Picky Picky'의 키치한 플럭 신스 사운드와 소스는 곡에 독특한 정서를 부여한다. 그렇지만 준수한 완성도의 수록곡들이 인상적이었던 [Lucky]에 비해 수록곡들에서 매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다양한 컨셉의 곡들을 시도해온 멤버들의 역량을 이번에는 확인하기 어렵다. '틴크러쉬'라는 큰 컨셉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실은 다양한 이미지를 산발적으로 차용해왔기에 아직까지는 팀의 정체성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이 부재한 지금은 우선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다시 음악적 정체성을 짜 맞춰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위키미키의 좋은 전작들을 떠올려본다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NCT 127 - Highway to Heaven

NCT 127의 네 번째 미니앨범 [NCT #127 WE ARE SUPERHUMAN]의 선공개 곡이다. 그동안 독특한 사운드와 힙합 기반의 댄스곡을 발표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오히려 SM의 전통적인 곡들 -특히 샤이니의.- 의 스타일의 곡이다. 음원 공개는 아직이지만, 미국의 방송을 통해 공개했던 타이틀 곡 'Superhuman' 역시 비슷한 방향성의 곡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곡 자체의 완성도는 정교한 프로덕션을 중시하는 SM의 작업물이니만큼 준수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NCT의 초기 음악들에서, 심지어 지난해에 발표한 곡들과도 동떨어져있고 또 새롭지도 않은 이번 곡들이 NCT 127의, 그리고 NCT라는 프로젝트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지는 큰 의문이다.(오히려 이러한 기존의 방향성은 NCT의 중국 유닛인 WayV가 이어가고 있다.) EXO처럼 폭발적인 히트를 친 곡은 없었지만 NCT만의 독특한, 그리고 진보적인 사운드로 천천히 팬덤을 확장해나가고 K-POP에 새로운 사운드와 스타일을 수혈하고 있던 팀으로서의 매력이 부재한 이번 곡은 그 완성도에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규현 - 그게 좋은거야 (Time with you)

규현이 기존에 보여줬던 창법과 비슷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비성으로 곡을 이끌어가는 스킬이 눈에 띈다. 그룹 내에서도 아이돌 씬에서도 보컬리스트로서 경지에 오른 모습. 지금까지 규현이 시도하지 않았던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로 구성된 깔끔한 사운드의 세션 구성과 보컬의 합은 전형적이지만 풍부하다. 솔로 데뷔부터 지금까지 장르성을 파고든, 그리고 여러 장르의 곡들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또 성공적으로 어필한 만큼, 이제는 남성 솔로 발라더의 계보에서 누가 규현의 다음을 이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일지도 모르겠다. 비디오 포스터나 유튜브의 브이로그를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뮤직비디오도 인상적.


BVNDIT(밴디트) - 드라마틱(Dramatic)

 데뷔 곡이자 전작인 'Hocus Pocus'나 'Be Ambitous'에서 보여줬던 장점들을 다음 단계로 끌고 나갔다. 강렬한 뭄바톤 리듬과 유니크한 오리엔탈 플루트 사운드, 샤프하지만 촘촘한 신스 사운드까지 '드라마틱(Dramatic)'은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과 구성의 곡이다. 청하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요소들을 밴디트로 이으면서도 그룹이라는 특성에 잘 맞추는 능력이 돋보이는 행보다. 스포티하고 컬러풀한 전작에서 모노톤과 밀리터리 컬러의 의상으로 이미지 방향성을 전환했지만, 전작 그리고 청하의 안무들과 마찬가지로 몸을 크게 쓰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안무로 인해 비주얼적으로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작년, 밴디트와 마찬가지로 데뷔부터 인상적인 작업물들을 선보인 (여자)아이들처럼 좀 더 적극적인 미디어 활동이 있다면 안정적인 준비 기간을 가지고 더 좋은 작업물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레이디스 코드(LADIES' CODE) - FEEDBACK

레이디스 코드의 최근작들보다는 '예뻐 예뻐'와 같은 초기 곡들의 흔적이 묻어나는 곡이다. 최근의 레트로 풍 곡들, 그리고 레이디스 코드의 지난 행보가 그랬듯 비교적 세련된 사운드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훅에서 레이디스 코드의 지난 곡들에서 들을 수 있던 음색과 리듬감을 엿볼 수  있다. 반가운 매력의 곡이면서도, 아예 그들의 초기 곡들의 구성을 강하게 이은 편곡을 취했더라면 더욱 인상적이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연차가 쌓인 그룹들이 그러했듯,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진취적일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나오기 마련이다.



A.C.E(에이스) - Under Cover

<믹스 나인>, <더 유닛> 등으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던 에이스의 1년 만의 완전체 앨범이다. 잠시 트로피컬하고 청량한 곡을 선보였던 'Take Me Higher'와는 달리 에이스 본래의 하드코어한 곡과 섹슈얼한 안무와 이미지 컨셉으로 돌아온 점이 인상적이다. 강렬한 일렉기타와 드럼 사운드와 랩의 조합은 2000년대 중반 보이그룹의 음악들을 연상시키면서도 몬스타엑스의 초기 곡들과 닮아있다. 그렇지만 비교적 '정석적인' 컨셉을 따르고 있던 것과는 달리 최근 보이그룹들의 비디오에서 봤던 다양한 미장센과 스타일로 오히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멤버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역량으로 인해, 아쉬운 아류가 아닌 지금 보이그룹의 현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렬한 첫인상과 컨셉을 남겼고 또 서바이벌 방송 활동으로 경험치를 쌓은 만큼 이제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이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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