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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RO Jun 29. 2019

Weekly Critics: 2019년 6월 넷째 주

퍼플백, 러스티, 의진, GMOST, CICI

[Weekly Critics]는 일주일 동안 발표된 아이돌 팝 신곡들을 모아 짧은 리뷰를 남기는 시리즈입니다.

퍼플백 - Crystal Ball

레드벨벳,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 액티브하고 펑키한 타이틀 곡과 인트로-아웃트로 구성 등 지금의 아이돌 팝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그것들이 모인 결과물은 아쉽다. 하드코어한 의상과 장난스러운 안무, 페스티벌적인 브라스 사운드와 몽환적인 인트로 트랙 등 의아한 조합으로 인해 팀이 어디를 지향하는지 알 수 없다. 레퍼런스들을 참고해 작업물들 만드는 것은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역할이지만, 그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다듬는 것은 기획사와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이다. 현재로서 마제스티 엔터테인먼트는 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듯 하다.


러스티(Lusty) - 목말라

인트로에서의 사운드는 공감각적인 듯 하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서로 납작하게 달라붙는 소스들의 평면적인 질감이 아쉽다. 그렇지만, 사운드보다 더 큰 문제는 컨셉의 방향성이다. '주도적인 여성상'을 이야기하는 보도자료가 무색할 정도로 수동적인 가사와 클럽룩에 기반한 스타일링 등 지금의 시류와 경향에 역행하는 메세지의 것들로 곡과 비디오는 채워져 있다. 기획사와 프로듀싱 스태프 모두가 최근의 걸그룹, 아이돌 시장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할 때 소모되는 것은 멤버들의 이미지와 생명력뿐이다. (실제로 러스티의 데뷔곡에 참여한 스태프 중 아이돌 프로듀싱 경험이 풍부한 스태프는 거의 전무하다.) 아이돌 씬의 남성 프로듀서들와 기획자들은 그들 자신의 뒤쳐진 취향보다 더 중요하게 반영해야 할 게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의진 - e:motion

복수의 팀 활동을 뒤로하고 처음으로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지만 의진의 캐릭터나 특징, 재능을 어느 것 하나를 부각시키지 않은 채 평이하기만 하다. 각 곡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톤과 결의 보컬은 새롭고 도전적이지만 특징을 찾아볼 수 없는 루즈한 곡들이 -그러지 말아야할 곡에서조차-  텐션을 다운시키며 의진의 존재감을 해친다. 그저 그런 곡들로 앨범의 구색을 맞추기 이전에, 기획 단계에서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GMOST - GMOST IN SUMMER

'Fallin'보다 빈약한 구색과 완성도가 실망스럽다. 적어도 'Fallin'에서는 일본의 지하 아이돌 씬에서 한국 아이돌을 표방하며 활동하기 시작한 팀으로서, 메이저 씬에서 카피할 만한 요소들을 카피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아이돌 팝보다는 근과거에 양산된 가요에 가까운 스타일과, 경기도의 펜션 같은 배경에서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을 배경으로 놓고 노는 모습이 과연 카피가 필요한 것들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서브컬처의 서브컬처는, 1차 문화보다 메타해야만 한다.


CICI(씨씨) - CC

조형적인 플럭신스 사운드가 시종일관 곡을 장식하고는 있지만 축 처지는 텐션을 끌어올리는 파트나 요소는 없다. 정석적인 스킬보다는 자유로운 해석이 중요한 장르와 비디오 플롯이다보니 멤버들 역시 곡과 연기의 해석에 있어 우왕좌앙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 신인 그룹이라고 강한 사운드와 리듬에 맞춰 각을 맞춘 군무를 춰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그룹이 그러한 데뷔를 지향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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