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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RO Jul 25. 2019

Weekly Critics: 2019년 7월 셋째 주

크나큰, 플래쉬, 펜타곤, 혁, 효민, 태용, HYO

[Weekly Critics]는 일주일 동안 발표된 아이돌 팝 신곡들을 모아 짧은 리뷰를 남기는 시리즈입니다.

크나큰 - KNK S/S COLLECTION

'해, 달, 별'과 '비' 같은 발라드, R&B 기반의 곡들과 'BACK AGAIN'과 'LONELY NIGHT' 같은 댄스곡 모두에서 남아있던 구 비스트나 몬스타엑스의 그림자가 걷어졌다. 음악이나 런웨이 뮤직을 연상시키는, 정제된 딥 하우스 사운드와 반복적인 비트도 인상적이고, 절제된 이루어진 곡 구성 덕에 지금까지 강조하려 '노력했던' 멤버들의 보컬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특징 있게 드러난다. 네온 조명과 같은 빛을 강조한 아트워크와 미니멀함과 섹슈얼리티를 강조한 스타일링은 아주 새롭지는 않다. 그렇지만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정서와 잘 매치되며, 우리에게 익숙한 (그러면서도 동시에 다른 팀들이 잘 시도하지는 않는) 스타일과 이미지로서 존재하게 된다. 감각적인 플럭 신스 사운드와 퓨처 베이스 사운드를 결합한 'We Are The One'과 어두운 멜로디와 몽환적인 멜로디의 '바랬어'가 전달하는 디테일한 정서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깔끔한 사운드와 미래적인 도회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맥락을 함께한다. 지금까지 이어왔던 컨셉과는 다르지만, 이전과는 다른 스태프들과 시작하는 '제2막'인 만큼 새롭게 확보한 이미지와 음악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시작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싱글.


플래쉬(FlaShe) - 톡(Talk)

뭄바톤을 이용한 평이한 팝 댄스 곡이지만 부족한 보컬 가이딩과 믹싱, 코러스가 몹시 아쉽다. 그 때문에 힘을 싣거나 텐션을 높여야 하는 지점에서 에너지가 터지지 않고 내내 심심한 상태로만 곡이 이어지다 끝나버린다. 후편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듯 한 비디오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레퍼런스를 참고했더라도 작업 단계에서 충분한 준비와 수정이 부재하다면 무엇도 귀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펜타곤 - SUM(ME:R)

[Positive]부터 이어온 펜타곤 특유의 펑키한 에너지가 극대화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 것일까. 여름 시즌을 겨냥한 컨셉과 사운드를 갖추고, 기리보이라는 독특한 아티스트가 참여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펜타곤의 정체성이 진하게 드러난 앨범이다. 시작은 '접근금지'의 위트있는 가사와 재미있는 코러스로 이루어져 있고, '판타지스틱'과 'SUMMER!'에서는 여름 시즌을 나름대로 묘사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앨범은 'Round 2'에서 펜타곤의 세계로, 그것도 상당히 날 것의 세계로 돌아온다. 멤버들의 몸이 서로 바뀌었다는 설정의, 각 멤버들이 과장되게 서로를 묘사하는 가사와 음색은 상당히 참신하고 또 독특하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의 임팩트가 너무 강한 나머지, 중간 트랙에 담겨 있는 여름 시즌의 정서와 사운드가 비교적 두드러지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신토불이'에서 새로 수정된 펜타곤의 기조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러난다. 이 기조를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인지를 다음부터 풀어나가야겠지만.


혁(HYUK) - way to you

반복적인 일렉 기타의 리프 사운드가 마치 전형적인 여름의 팝 락을 예상하도록 한다. 그렇지만 혁의 부드러운 보컬과 밴드 세션의 부드러운 연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환기되고, 편하게 듣기 좋은 섬머 드라이빙 곡으로 변모한다. 힘을 뺀 상태에서도 다양한 톤을 보여주는 보컬 역시 인상적인데,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정석적이고 자연스럽게 멜로디 흐름의 변화를 소화해낸다. 특유의 소프트하면서도 절제된 사운드와 정서는 전작들인 'Boy with a star'와 'If Only'와도 이어져있어, 각 곡들과 미니 앨범으로 엮어도 손색없을 듯 한 싱글이다. 앨범의 형태로 음악을 꾸린다면 어떤 곡과 컨셉으로 채울지 기대하도록 한다.


효민 & Justatee - Cabinet

효민의 장점 중 하나는 어떤 장르의 곡에서도 귀에 훅 들어오는, 탄력있는 질감의 보컬이다. 그렇다 보니 트로피컬 하우스 특유의 청량한 신스 사운드와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에서도 효민의 보컬은 생동감을 잃지 않고 사운드와 장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강렬한 한 방이나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는 곡은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감상하기에 좋은 곡이다. [Allure]에서도 그러했듯, 솔로 아티스트 효민은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 이미지 안에서 효민이라는 캐릭터와 보컬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태용 - Long Flight

청미한 음색에 비해 날카롭게 랩을 하는 것이 그의 전매특허였지만, NCT 활동에서 몇 개인가의 곡에서 들을 수 있던 부드러운 보컬을 들을 수 있는 곡이다. 태용의 본래의 목소리에 가깝게 이어지는 싱잉랩과 절제된 스타일의 랩핑의 대비가 곡의 흐름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NCT 127의 수록곡 작곡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지만, 다수의 스태프 없이 비중있게 작곡에 참여한 것은 처음인데, 복잡한 멜로디의 흐름을 파악하고 컨셉과 가사에 방영하는 것에 능숙해 보인다. 앞으로의 활동에서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며 래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기반을 쌓는다면 유니크한 캐릭터의 아티스트로 성장할지도 모르겠다.


HYO - Badster

독특한 음색과 정서의 보컬이 강조되었던 [Sorber]와, 다양한 스태프와의 협업을 통해 특유의 에너지를 보여줬던 [Punk Right Now]와 달리 이번에는 온전히 DJ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춤'을 강조하지 않은 것 역시 그러한 포부를 의미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날카로운 호흡의 보컬튠과 트랜스 특유의 질주하는 듯 한 에너지는 본격적인 트랜스 DJ들을 연상하도록 하고, 'HYO'를 구현해낸 볼드한 폰트와 그래픽, 그리고 효연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캐릭터'말이다.) 일렉트로니카 장르에 잘 등장하곤 하는 서브컬쳐적인 문법을 잘 구현해낸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효연 본연의 캐릭터에 잘 어우러진다. 춤을 배제하고 DJ로서의 정체성과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대표적인 클리셰에 뛰어든 것은 대단한 모험이지만, 시행착오라고 할 만한 결점 없이 안정적으로 성공해냈다. 이제는 DJ로서 '장르'적으로 무엇을 일관적으로 보여주고 어떤 정체성을 만들어나갈지를 선택하는 것이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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