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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홈 Mar 07. 2022

나의 남편이 나르시시스트인 것 같다.

내가 남편에 대해 잘 알려고 하지 않고 바로 결혼을 한게 엄청 후회하고 있다. 외로움에 못이기고 얼른 결혼하고 싶어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나의 큰 실수였다. 연애때부터 가끔 느껴었지만 그렇게 크게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기에 그냥 넘어가고 그랬었는데 결혼하고 아기 생기고 나서부터 점점 갈수록 남편의 말과 행동에 지치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힘들었던건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것이였다.


연애 때 남편과 통화했을 때였다. 신혼여행지를 정하려고 얘기했을때였다. 나는 사실 여행에 큰 관심이 없는 스타일이다. 반면 남편은 해외여행을 엄청 좋아한다. 특히 유렵. 자기는 유럽여행을 안가본데가 없다면서 엄청나게 자랑을 한다. 근데 나는 유럽여행을 가본적이 없기에 크게 와닿지가 않았고 솔직히 부럽지도 않았다. 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남편이 유럽여행 안가봤냐고 묻는다. 내가 안가봤다고 대답하면 꼭 함께 가자고 하는 남편. 그러면서 자기는 동유럽에 가본적이 없다며 동유럽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묻는다. 나는 지리에 대한 상식이 없어서 스위스? 라고 대답하니 스위스는 동유럽이 아니고 서유럽이라면서 공부 좀 하라고 갑자기 나한테 한마디 하는것이 아닌가.. 좀 당황했지만 그냥 넘어갔었다. 내가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었기에.. 근데 결혼하는 순간부터가 남판이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신혼여행 마치고 한국행으로 가는 비행기 탔을 때 남편이 신문을 읽고 있었다. 나는 어떤 내용 읽냐며 관심을 보였더니 남편이 GM이라는 회사 아냐고 묻는다. 나는 모른다고 대답하자 이걸 모르는게 말이 되냐며 무시하는것이였다. 정말 3년의 일이였지만 그때 나는 기분이 상당히 불쾌해 비행기내에서 울고 말았다.

내가 울고 있자 남편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고 그냥 쳐다보기만 하다 모른척 했던 그때..

신혼 여행 후 다음날 주례해주신 목사님께 사례비 드리고자 남편과 함께 카페에서 만나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비행기내에서 내가 울었던 그 날을 목사님께 얘기하는 것이였다. 나는 그날이 기억나 바로 목사님께 하소연했다. 그랬더니 목사님이 GM은 그냥 브랜드 이름 아니냐며 그게 꼭 알아야할 상식이냐고 한마디 하시는 것이였다. 나는 너무 통쾌했고 남편은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솔직히 그걸 왜 자기가 먼저 목사님께 얘기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또 내가 생활 속 산수가 약한 편이다. 할인행사 때 % 계산을 잘 못한다. 정말 기본 중에 기본인데.. 아직도 그게 계산이 안되서 스마트폰 계산기로 사용한다. 근데 남편은 그런 것도 할 줄 모르냐고 한다.

아이 둘 낳고 남편이 나를 무시할 때마다 진짜 기분 나쁘고 지친다.


또 내가 남편의 힘든 점은 잔소리와 간섭이다. 아이들 어린이집 생활이란더지 등하원 시간 등 하나같이 잔소리한다. 내가 아이들 육아하며 어린이집 보내는데 자꾸 등하원시간에 대해 간섭을 한다.

2년전 내가 아이를 연년생으로 낳다보니 몸이 많이 쇠약해져서 둘째는 생후 4개월만에 어린이집을 보냈다.

둘째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내가 몸이 너무 아파 어쩔수 없이 보냈다. 다행히 좋은 어린이집에 보냈기에 정말 씩씩하고 귀엽게 잘 자라주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느정도 말도 할 줄 아는 4,5살이 되면서 이제 어린이집 하원시간을 1시 30분으로 하고 낮잠 안재우는 대신 아이들 데리고 문화센터나 놀아주기 시작했다.

근데 남편이 그 사실을 알고 기분이 안좋다며 왜 어린이집 하원을 일찍 하냐는 것이였다.

낮잠 재우고 하원을 6시에 해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나는 그 말 듣고 어이가 없어 왜 그래야 하냐고 묻자

남편이 너도 쉬어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나는 남편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2년동안 아이들을 저녁 6시에 하원하면서 너무 미안했고, 이제 나도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었을 뿐더라 아이들과 이제부터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하는건데 그게 왜 기분이 나쁜건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마디 했다. 아이들 낮잠 안재우는 대신 저녁 일찍 오후 7시에 재운다. 그러면 아이들은 다음 날 아침 6시~7시사이에 일어나 아침밥도 여유롭게 먹여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근데 남편은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나는 정말 짜증이 나고 기가 빨렸지만 이런걸로 남편과 싸울 수는 없어서 내가 말을 그만 두었다. 아이들과 주말에 잘 놀아주지 않으면서 엄청 간섭하고 잔소리할 때 마다 정말 짜증이 난다. 아이들 육아문제까지 계속 싸우게 되니 나는 요즘 위염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면 안되기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그러다 친정엄마를 통해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울고불고 하니 엄마도 속상해서 유튜브 검색하다가 알게된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성과나 목적을 이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이룬 성과를 과시하기를 좋아한다. 또한 다른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이 인정받지 못할 때 쉽게 분노하고 우울해하는 경향도 있다. 게다가 나르시시스트는 공감능력이 없으며 자신이 제일 잘났고, 자기 기준에 맞추려고 하며 가스라이팅을 엄청 한다. 그리고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하는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스트 특징을 알게 될 때 나는 처음에 인정할 수가 없었다.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가 나에게 아무리 나르시시스트 관련 영상을 보내도 한 번도 보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또 남편과 매일매일 싸우게 되면서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점점 망가지니 이렇게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나르시시스트 관련 영상을 보게 되고 글들도 많이 읽기 시작했다.

나르시시스트를 대처하는 방법까지 다 나와있어 한 번 그렇게 하니 남편이 욱하고 화내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감정 표현을 최대한 보이지 않으려 하니까 계속 전화나 문자가 오는 것이였다.

그때부터 나는 남편이 나르시시스트 인 것 같다는 것을 이제서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요즘도 계속 나르시시스트관련 강의를 듣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벗어나기 위해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 육아에 집중하며 나 자신을 위한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남편이 있었도 외롭기에 조만간 남편 없는 생활에 대비하고자 지혜롭게 대처하고 나의 감정조절을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 남편이랑 부딪히게 되는 이야기를 쓸 예정이고,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는지에 대한 경험 이야기도 솔직하게 일기형식으로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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