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손가락은 숨결처럼 부드러워서
건반에 자꾸 걸려 넘어집니다.
그녀의 세계에서 각각의 음표는 아직
머뭇거리는 발걸음입니다.
그녀는 애써 찌푸린 눈썹을 숨기고
계속해서 멜로디를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멜로디가 조각조각,
그렇게 부서진 조각 하나하나에서도
그녀의 결의는 심오합니다.
‘아빠한테 꼭 잘 치는 모습 보여줘야지!’
작고 불안한 그녀의 손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고,
난 경외심 없이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그녀의 모든 실수에는
길들여지지 않은 용기가 있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수줍은 화음 뒤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내 마음은 조용한 자부심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진실한 행복으로 가득 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