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대기업 부장이 있다.
한 명은 체면을 생각한다. 명예퇴직 요청에도 "내가 부장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일을?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라며 하고 싶은 일도 포기한다. 체면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고, 회사도 함부로 자를 수 없으니 결국 지방으로 전근당한다. 그곳에서도 창고 한 구석으로 밀려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집에서도 가장의 체면만 차리느라 가족과도 진솔한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외로움에 시작한 등산 중 다리를 헛디뎌 병원에 입원했는데 오늘도 찾아오는 이가 없다.
다른 부장은 오히려 기회다 싶다. "부장이었으면 어때?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작은 커피 트럭을 시작한다. 처음엔 체면 때문에 숨고 싶었지만, 매일 고객과 마주하며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꼈다. 명함 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회의실 대신 길거리에서 일한다. 1년 후 단골손님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진짜 행복을 발견한다.
진로를 정해야 하는 두 명의 중학생이 있다. 한 명은 체면을 생각한다. "특성화고? 말도 안 돼.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라며 억지로 공부를 한 탓에, 나오지도 않은 성적으로 결원이 생긴 지방 대학으로 겨우 진학한다. 전공도 적성에 맞지 않고 취업도 어렵다. 졸업 후 몇 년째 실업자로 지내며 애꿎은 세상만 탓한다.
다른 학생은 자신의 꿈을 체험한다. "앱 개발자가 되고 싶어." 주변에서 "특성화고 가면 안 된다"라고 만류해도 IT 특성화고에 진학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직접 앱을 만들어 출시한다. 그 앱이 주목받으면서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 20살에 이미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이게 '체면'과 '체험'의 차이다.
체면을 지키려는 사람은 남의 시선에 갇힌다. 실수하거나 모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새로운 도전을 피하고 안전한 영역에만 머문다. 체면을 위해 기회를 포기하고, 성장을 미룬다. 겉으로는 흠잡을 데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후회와 아쉬움이 쌓인다.
체험을 선택하는 사람은 배움에 열린다. 처음에는 서툴고 부족해도 계속 시도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정 자체를 즐긴다.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성장에 집중한다. 때로는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진짜 실력과 경험을 쌓는다.
60세에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일본의 마사코 와카미야는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며 도전했다. 주변에서는 "할머니가 뭘 안다고"라며 비웃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82세가 되어서는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에 초청받을 정도로 앱 개발의 고수가 됐다.
브라질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Quem não se arrisca, não petisca"(켐 나웅 아히스카, 나웅 페치스카) -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맛볼 수 없다." 브라질 사람들은 체면보다 도전을 중시한다. 삼바를 추거나 축구를 할 때도 서툴러도 일단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진짜 실력이 늘고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평생학습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했다. 체면 때문에 학습을 포기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적극적으로 체험한 그룹의 인지능력은 10년 더 젊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경험이 뇌를 젊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심리학에서는 "자아 위협 이론"이 있다. 체면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면 오히려 성장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실수를 학습의 기회로 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체면은 과거의 나를 지키려 하지만, 체험은 미래의 나를 만든다. 체면으로 얻은 안정감은 일시적이지만, 체험으로 쌓은 경험은 영구적이다.
체면 말고 체험을 택하라. 완벽한 모습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라.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발전에 집중하라.
재미있는 역설이 하나 있다.
완벽한 척하면 배울 수 없고, 배울 줄 알면 완벽해진다는 것이다.
사진처럼 체면으로 멈춰 있지 말고, 영화처럼 체험으로 흘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