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델몬트, 그 이름에 얽힌 이야기
The Rise and Fall of Del Monte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델몬트, 그 이름에 얽힌 이야기
The Rise and Fall of Del Monte: A Story of a Brand and a "National Water Bottle"
누구나 한 번쯤 마셔봤을 오렌지 주스, 그리고 그 주스를 담았던 유리병을 기억하시나요?
한때 우리 집 식탁의 단골손님이었던 델몬트 주스 병은 물병으로 재탄생하며 국민 물병이라는 애칭까지 얻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델몬트 본사의 파산 소식이 들려오며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Does anyone remember the iconic orange juice and the glass bottles it came in?
The Del Monte juice bottle, once a staple on our dinner tables, was reborn as a "national water bottle" in Korea, earning a special place in people's hearts. However, the recent news of the parent company's bankruptcy has brought a wave of nostalgia and sadness to many.
오늘은 델몬트의 탄생부터 한국에서의 흔적, 그리고 현재의 위기까지,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F&B 매거진의 시선으로 들여다봅니다.
Today, from the perspective of an F&B magazine, we'll delve into the dramatic history of Del Monte, from its humble beginnings to its strong presence in Korea, and its current crisis.
델몬트, 프리미엄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From a Premium Offering to a Global Brand
델몬트의 이야기는 1886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급 호텔 ‘호텔 델몬트’에서 시작됩니다. 호텔에 제공될 프리미엄 커피 블렌드에 ‘델몬트’라는 이름이 처음 사용된 거죠. 6년 뒤인 1892년, 이 이름은 통조림 복숭아 제품에 공식 적용되며 식품 브랜드로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Del Monte's story began in 1886 at the luxurious Hotel Del Monte in California. The name "Del Monte" was first used for a premium coffee blend served at the hotel. Six years later, in 1892, the name was officially applied to a canned peach product, marking its first step as a food brand.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이후 델몬트는 거침없이 성장합니다. 1898년, 서부 해안의 18개 통조림 회사가 합병해 California Fruit Canners Association(CFCA)을 설립했고, 델몬트는 빠르게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1909년에는 오늘날까지 델몬트의 상징으로 남아있는 ‘실드(방패) 로고’가 처음 등장하며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습니다.
Del Monte's growth was rapid. In 1898, 18 canning companies on the West Coast merged to form the California Fruit Canners Association (CFCA), with Del Monte quickly becoming its flagship brand. By 1909, the iconic "shield logo," which remains Del Monte's symbol to this day, was introduced, solidifying its brand identity.
1916년에는 여러 식품 회사들을 흡수하며 California Packing Corporation(Calpak)으로 재탄생했고, 델몬트는 이때부터 Calpak의 핵심 상표로 부상했습니다. 1967년에는 마침내 회사 이름을 Del Monte Corporation으로 변경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
In 1916, the company absorbed several other food companies and was reborn as the California Packing Corporation (Calpak). Del Monte became Calpak's core trademark, and in 1967, the company finally changed its name to Del Monte Corporation, cementing its status as a global food brand.
@사진 출처: https://www.foundsf.org/Del_Monte_Foods한국인의 삶 속에 스며든 델몬트
Del Monte, a Part of Korean Life
델몬트는 오랜 기간 ‘국민 물병’으로 불린 오렌지 주스 유리병과 팥빙수용 과일 통조림 등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친숙한 브랜드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1992년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여 활발한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현재는 롯데칠성음료가 델몬트 브랜드의 주스 제품을 제조·유통하며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Del Monte was a familiar brand worldwide, especially in Korea, where its orange juice bottle was affectionately called the "National Water Bottle." Its canned fruits were also a popular ingredient in shaved ice desserts. Del Monte officially entered the Korean market in 1992 as "Korean Del Monte Fresh Produce" and has been an active player ever since. Today, Lotte Chilsung Beverage manufactures and distributes Del Monte juice products, keeping the brand's legacy alive in the country.
@사진 출처: 롯데칠성 유튜브
@사진 출처: 롯데칠성 유튜브델몬트 주스 병을 물병으로 활용하던 한국인들의 모습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델몬트 본사의 파산 소식에 "한국인들이 병을 반환하지 않아서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장난스러운 반응이 나올 정도로 델몬트 주스 병은 한국인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던 것입니다.
The cultural phenomenon of Koreans reusing Del Monte juice bottles as water bottles was so widespread that when news of the bankruptcy broke, a popular joke emerged: "Did they go bankrupt because Koreans never returned the bottles?" This humorous reaction highlights the special significance the brand held for many Koreans.
위기의 델몬트, 그리고 파산 보호 신청
Del Monte's Crisis and Bankruptcy Protection
어느 날 갑자기, 델몬트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통조림 생산량을 한껏 늘렸지만, 엔데믹 이후 건강하고 신선한 식품을 찾는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통조림 수요가 뚝 떨어진 거죠. 창고에 쌓여가는 재고는 물론, 그 재고를 처리하는 비용까지 더해져 델몬트의 재정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연간 1억 2,500만 달러에 달하는 이자 비용과 무려 100억 달러(약 13조 5,600억 원) 규모의 부채는 결국 델몬트 푸드를 파산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Suddenly, Del Monte found itself in a precarious positio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e company significantly increased its canned goods production. However, with the pandemic easing, a strong trend toward healthier, fresh foods emerged, causing demand for canned products to plummet. The piling inventory and the cost of managing it severely weakened Del Monte's finances. With an annual interest expense of $125 million and a massive debt of $10 billion, Del Monte Foods was pushed to the brink of bankruptcy.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So, what happens now?
델몬트 푸드는 2025년 7월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지 마세요! 이는 회사가 완전히 문을 닫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법원의 감독 아래 부채를 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일종의 '회생 절차'라고 할 수 있죠.
In July 2025, Del Monte Foods filed for Chapter 11 bankruptcy protection. But don't be alarmed! This doesn't mean the company is shutting down. It's a form of corporate "reorganization" under court supervision, where the company restructures its debts and sells off assets to get back on its feet.
가장 중요한 점은 이번 파산 보호 신청이 미국 내 사업에만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와 같은 해외 자회사들은 이번 파산 절차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델몬트 제품이 당장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약 9억 달러의 운영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기존 제품 생산과 유통은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만, 구조조정에 따라 일부 제품 라인업이 축소되거나, 브랜드 소유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갈 가능성은 있습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to note is that this bankruptcy filing is limited to the company's U.S. operations. Therefore, overseas subsidiaries like Korean Del Monte Fresh Produce are not included in this proceeding. In the U.S., Del Monte products won't disappear overnight either. The company has secured approximately $900 million in operating funds to continue producing and distributing its existing products. However, some product lines may be discontinued or brand ownership could be transferred to another company as part of the restructuring.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델몬트 브랜드는 새로운 투자자나 회사에 인수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브랜드와 제품은 대부분 유지됩니다. 해외에서는 라이선스 계약이 유지되는 한 델몬트 제품을 계속 만나볼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라이선스 구조가 바뀐다고 해도, 롯데칠성음료 같은 현지 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비슷한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Once the bankruptcy process is complete, the Del Monte brand could be acquired by new investors or a company, and the brand and its products would likely continue to exist. In international markets, as long as licensing agreements remain in place, you'll still be able to find Del Monte products. Even if the licensing structure changes, local companies like Lotte Chilsung Beverage could release similar products under their own brands, so there's no need to worry too much!
델몬트의 파산 소식은 한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델몬트라는 이름과 그 안에 담긴 추억은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델몬트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하여 우리 식탁에 다시 오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The news of Del Monte's bankruptcy feels like a symbol of a changing era. But the name Del Monte and the memories associated with it will always remain a part of our lives. It remains to be seen what form Del Monte will take in the future, and we are eagerly watching to see how it might be reborn to grace our tables once ag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