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아 캐나다 사는 큰딸이 떡케이크를 주문해서 보내왔다.
현지 한국지사를 통해 보내온 터라 배송료 걱정이 살짝 들었지만, 그냥 고맙게 받았다.
떡도 너무 맛있었고 게다가 예쁘기까지 했다.
꽃 모양은 앙금이라 그런지 입에 넣는 순간 그냥 녹아들었다.
하단에 백설기는 양이 상당해서 작게 소분해서 랩으로 씌운 다음 냉동실에 넣었는데, 아침을 안 먹는 신랑에게는 식사대용이자 좋은 간식거리가 됐다.
같은 것으로 서울 계시는 시어머니께도 주문해 보내드렸는데, 문득 오래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이가 들고 보니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감사한지, 십 년 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실 나는 그닥 착한 딸이 아니었다.
생전에 단 한 번도 마음을 열지 못했었고 나의 진심을 나누지도 못한 체 그렇게 어머니를 보내드렸다.
치매와 암으로 투병하다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나는 사랑한다는 단 한마디도 못 해드렸었다.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어머니의 사랑의 방식이 조금 남달랐을 뿐 그것 역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나의 시행착오 덕분인지 두 딸은 다행스럽게도 남편과 나의 진심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늘 말해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수십 년 동안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되풀이했지만 타고난 성향 때문에 단단히 여물어지지 못했었다.
그런 가운데 언제부턴가 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올무들이 조금씩 틈이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내 안, 작은 아이에게 작게 속삭여주었다.
"인생 뭐 있나!
이제 좀 편하게 놓아줘. 고마 들볶고~
어느새 60고개를 넘을 나이가 되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