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계의 CCTV : 사고 Wave
우리가 보는 것은 전기가 만드는 에너지이다. TV는 전기를 이용해 빛, 소리 에너지를 만들고, 선풍기는 전기를 이용해 날개를 돌리는 운동 에너지를 만든다. 이처럼 우리는 전기가 만든 에너지를 보면서 마치 ‘전기를 본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가 없어졌을 때, ‘정전’이 일어났을 때는 어떻게 원인을 파악할까?
물론 금방 눈으로 보고 고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육안으로 문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긴다. 이런 경우 정확하게 내부적인 사고 요인을 알아내기 위해 전문가들은 “Wave Check”를 활용한다.
Wave Check란 전기의 파형(wave)을 직접 확인하며 사고가 생긴 시점과 발생지점을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합하면 사고 시나리오를 추측할 수 있어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어 재발 방지 및 대책수립에 효과적이다.
웨이브 체크는 육안 확인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 육안 확인은 사고가 발생한 뒤 남은 흔적을 이용하므로 사고 시 손상이나 사고 후 증거소멸, 훼손 등으로 인해 부정확하다. 하지만 웨이브 체크는 사고 직전의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하다.
또 웨이브 체크는 데이터로 분석이 이루어져 웨이브 체크를 통한 전기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다른 유사한 사고에서도 더욱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
전략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지 보전과 사후관리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전 징후를 예측하고 이를 빨리 알려사고를 막고 사후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전력 분야에서 DT는 전기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예지 보전과 정확한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작년 11월, 베트남 OO회사의 한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모바일, 전자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이었는데 정전이 되면서 가동이 정지되어 피해 규모가 상당히 컸다.
당시 공장의 전기설비는 LS에서 납품한 것이 아니었으나 원인 분석 의뢰가 들어왔고 사고 현장인 베트남으로 출장 가는 것은 어려워 사진과 데이터를 확보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현지에 있는 직원을 통해 받은 사진을 확인한 결과 배전반 내 CT(Current Transformer)라는 자재에 불에 탄 흔적이 있었다. 단락 사고였다. 그러나 이미 사고 난 이후의 형태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웠다.
단락 사고란 짧을 단, 이을 락으로 전기회로가 짧게 이어진 것을 의미한다.
흔히 합선이라고도 하며, 짧음을 의미하는 쇼트로도 불린다. 전기는 공급과 수요가 서로 맞아야 안정적이다. 여기서 전기회로가 짧아졌다는 것은 수요가 갑작스러운 사유로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사고 현장은 습기, 결로 등이 있었고 이것이 공기 중의 전기를 전달할 매개체로 작용하여 수요를 거치지 않고 회로가 짧아진 단락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사고가 난 이후의 정황증거이며, 객관적인 증거와 분석이 필요했고 이때 웨이브 체크를 활용했다.
웨이브 체크를 통해 파동을 확인하여 최초 사고지점과 금번 사고가 발생한 원인인 공기 중으로 전기가 흘러 단락이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육안 확인으로는 추측만 할 수 있었던 사고 원인을 웨이브 체크를 통해 최초 공기 중으로 전기가 흐른 지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으며 정황상 추정했던 습기, 결로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던 것이다.
DT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 기술은 무엇일까? 세상을 놀라게 하는 신기술을 꼽을 수도 많겠지만 나는 유지보수의 기술을 말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신기술이라도 잦은 오류가 생긴다면 일상과 작업에 차질이 생기고, 큰 사고의 경우 위험해질 수도 있다. 꾸준한 웨이브 체크를 통한 빅데이터 축적은 이러한 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추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전기 기반의 일상이 늘어난 만큼, 웨이브 체크와 빅데이터 수집 기술은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누구나 쉽게 전기 설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