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DT도입 추세
최근 4차 산업기술의 키워드를 가지고 다양한 회사들에서 디지털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다방면에서 사용 중이다.
매 해 MIT, 가트너 보고서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는 신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AI기술을 비롯한 IT 소재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겉보기에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키워드들이 상당히 많다.
데이터 레이크, 데이터 마트, 데이터 패브릭, 디지털 트윈 등등 생전 처음 보는 단어들이 상당이 자주 등장한다.
소프트웨어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IT기업들이나 소규모 스타트업의 경우 빠르게 새로운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하는 게 가능하지만, 제조업처럼 대규모 설비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경우 비용의 문제로 인해 이를 빠르게 적용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Digital Transformation의 유행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IT인프라가 구축되고, 제조업에서도 이를 빠르게 따라가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하루에 100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걸 목표로 여겼다면, 이제는 제품이 생산되는데 가용된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일매일 수요에 따라 제품을 유연하게 생산하거나,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로 일하는 방식’이 다가오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개념이 시작되었다. 옛날 기업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면 회계장부나 모든 출납기록을 종이에 수기로 기록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90년대 이상의 독자들은 2001년 “디지털 세상이잖아요~” “뭔 돼지털?”로 대화를 하던 CF를 기억할 것이다.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기존 전자기기들의 모습이 급변하기 시작했고, 시장에 가지 않고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전 세계의 돈이 인터넷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20년 전 동대문에서 무서운 형님들에게 강매당해야 살 수 있던 최신 유행 옷들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사람들의 일상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폭발적으로 퍼졌다. 제조업에서 품질을 위해 사람들이 일일히 눈으로 검수해서 생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를 설치해서 검수하는 세대로 바뀐 것이다.
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도 불리는 DX사업은 사실 형태만 다를 뿐이지 우리 회사생활 전반에 많이 녹아 있다.
많은 연사들과 회사의 대표들이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어필하고 있지만, 사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실무진들을 이런 의견에 대해 반응이 조금씩 갈린다. IT나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들은 업무를 데이터나 컴퓨터로 처리하기를 원하고, 노하우 기술이 중요하거나 아직 IT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현장에서는 Digital Transformation이 도대체 돈을 벌어 주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양쪽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앞으로 제조업 관련 노동력은 줄어들 예정인 반면, 자동화된 라인들을 운용하면서 노동생산성은 끌어올려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다만 자금이 부족한 업체에서는 DX사업은 먼 나라의 일일수도 있기 때문에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의 투자비용을 저렴하게 하고 싶은 게 우선일 것이다.
매 해 다보스 포럼을 개최하는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이런 중소기업이나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하고 싶은 제조업 분야에 가이드를 주기 위해 매 해 세계등대공장(Global Lighthouse Network, GLN)을 선정하여 발표한다.
‘등대공장’이라고 하면 등대를 만드는 공장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등대가 어두운 뱃길을 밝혀 이정표의 역할을 하듯이 제조업 분야에서 막막한 4차 산업기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공장들을 의미한다. 각 회사별로 4차 산업기술에 대한 적용 사례들과 금전적 이익과 공장 운영에 얼마나 효율이 개선되었는지를 주로 판단하며, 최근에는 에너지효율이나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기여도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추세이다.
2021년에 세계등대공장에 선정된 LS ELECTRIC은 당시 5개의 대표적인 Use Case를 소개하며 선정되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 지금 LS ELECTRIC의 청주 1 사업장은 어떻게 데이터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을까?
앞서 언급했던 MES, ERP 같은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IT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란 현장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을 가상공간에 쌍둥이처럼 보여주는 것을 말하는데 게임 심즈에서 집을 만들고, 롤러코스터 타이쿤에서 놀이동산을 만들고, 마인크래프트에서 원하는 가상공간을 만들 듯이, 특정 현장을 사이버 공간에 그대로 재현한 것을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기술이라고 한다.
여기서 자주 혼동하는 것이 CPS(Cyber Physical System)의 개념인데 CPS는 Digital Twin 기술뿐만 아니라 IT인프라의 영역까지 포함하는 조금 더 넓은 범위라고 이해하면 쉽다.
현재 LS ELECTRIC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장 라인의 모든 설비에서 일어나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가상공간에 모두 연결된 형태로 제공한다. 특히, 제조현장에서 사용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연산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관리자들은 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함으로써 이상 현상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문제의 근본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Drill-down). 즉, 사용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데이터 중심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데이터 측면에서 다른 사업과 제조업 간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제조현장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데이터는 설비센서나 PLC에서 수집되는 Time Series 기반의 데이터가 많고, 그 외에 제품 검사에서 일어나는 Image데이터, 설비로그를 기록하는 Text(String) 데이터 정도로 한정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즉, 데이터 분석을 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DB리소스가 필요하며, 이를 디지털 트윈 환경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실시간 데이터 정합성이 반드시 검증되어야 한다.
국내외 다양한 제조업 현장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 외에도 공정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DX관련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제조업에서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형태가 상대적으로 한정적이다 보니 IT관련 Use Case를 개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한 개발을 고도화하여 데이터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고하고 있으며, 제조현장에서도 게임처럼 공정 Layout을 설계하는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주요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