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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Aug 17. 2023

탄소중립을 위한 유럽의 친환경 도시 현황

도전적인 과제인 ‘탄소중립’

 탄소중립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제거∙흡수해 순 배출량을 ‘0’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탄소중립은 친환경 발전원 확대, 에너지 효율 향상, 화석연료 감축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탄소포집 및 저장, 산림자원 조성 확대, 블루카본 확대로 이산화탄소의 흡수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중요하고 긍정적인 목표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탄소를 완전히 배출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적인 한계, 재생에너지의 인프라 구축과 같은 초기 큰 투자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재생에너지 수급과 안정성 우려 등 지속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생산과 운송이 멈췄던 2020년에도 온실가스 배출은 전년 대비 고작 6% 감소에 그쳤다. 이를 100% 줄여야 하는 탄소중립은 매우 어렵고 도전적인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Global Carbon Budget 2021」, Global Carbon Project


어려운 목표이지만 공동의 과제인 만큼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유럽의 각국 정부는 감축 대상 온실가스의 종류, 국외 감축량 포함 여부, 수송부문 포함 여부 등을 반영해 국가별로 탄소중립 목표시점을 설정하였고 법제화를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 도시’는 가장 미래지향적인 도시로 인정받고 있으며 강력한 정부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 도시’ 란?

‘친환경 도시’란 지속가능성과 환경보호를 고려하여 설계된 도시로,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를 의미한다. 친환경 도시의 조건은 도시적 생태계를 보호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자연성의 원칙', 자급자족 경제활동의 실현을 뜻하는 '자급자족의 원칙', 도시계획과 개발을 협동적인 참여로 만들어가는 '참여성의 원칙', 미래세대의 이익을 고려하는 '미래성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는 친환경 교통 체계 구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을 통하여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유지하고 모두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다음 세대까지 지속되게 하는 것이다.


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야 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자원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구에는 한정된 양이 존재한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따라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달라진다. 만약 우리가 모든 자원을 소비하게 된다면 다음세대는 자원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소비한 자원으로부터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기 구성요소 중 1% 미만에 불과하는 온실가스는 산업화 이후 계속 늘어나면서, 120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약 1.2도 상승했다. UN산하 IPCC가 작성한 ‘지구온난화 1.5도씨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로는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약 3℃ 상승하며 2℃ 이상 상승할 시 폭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기후재앙이 도래한다고 한다.  


출처 : 「Global Temperature Report for 2021」, Berkeley Earth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책임을 갖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과 사회를 위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규약으로 이어져 정부와 기업과 개인에게 많은 책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발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공동의 목표이다.


태양광의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

세계적인 생태도시라고 불리는 프라이부르크은 처음부터 친환경도시는 아니었다. 1970년 프라이부르크 근교에 원자력발전소 설치 계획에 반대하기 위하여 에너지 자립 방안을 검토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역적 특징을 살려 최초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었다. 태양광 패널 설치는 연중 일조시간이 약 1천800시간 정도로 햇빛이 좋은 특성을 살려 환경에너지를 활용하는 아이디어였다. 1981년 프라이부르크는 프라운호퍼 솔라에너지 시스템(Fraunhofer ISE) 재단을 설립하여 태양광 에너지 연구에 집중하였고 현재 연간 총 전력량 중 25%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량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라이부르크를 중심으로 독일의 많은 도시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법률(EEG)’을 시행하여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키는 것에 노력했다. 이를 위한 건축규정 제정과 많은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태양열판과 잘 절연된 창문, 온도 자동 조절 등의 기술을 도입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친환경적인 건물을 지어내고 있다.   



또한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환경을 위하여 일상생활 속 변화를 찾아 실행하고 있다. 그 중 제일 눈에 띄는 부분은 자동차 대신 트램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이다. 프라이부르크는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훌륭한 버스, 트램, 철도망과 강력한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도시 중심가에서는 차량이 다닐 수 없으며 도시 내에는 자전거 보관소가 거점마다 설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환경 보호와 친환경 생활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진행한 결과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의 자동차 보유비율은 독일 도시 중 가장 낮다.       



풍력발전의 도시, 덴마크 코펜하겐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덴마크의 주요 경제와 금융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교육,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이다. 이 도시도 처음부터 세계적인 친환경 도시는 아니었다. 

1973년 코펜하겐은 에너지원 99%를 수입하였다. 이로 인한 오일쇼크 후 심각한 경제난에 많은 시민들이 떠나는 도시였다. 이때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목표로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정책을 벗어나 친환경 도시 계획을 세웠다.


코펜하겐은 3면이 바다인 지리적인 특성과 북대서양해류와 대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편서풍을 활용하여 풍력발전을 시작했다. 1991년 11개의 터빈을 시작으로 덴마크에는 현재 14개의 해상풍력단지와 약 5,200개의 풍력발전기가 있다. 풍력발전으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25%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코펜하겐의 미들그룬덴 해상풍력단지는 해상풍력발전의 교과서라고 불리고 있다.   


 

또한 덴마크의 해상풍력단지 사업은 환경과 경제를 모두 살린 정책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지역주민들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게 하였다. 모든 해양풍력단지 사업 추진 시 지역주민과 상생을 이루고자 노력을 하였고 미들그룬덴 해상풍력단지는 지역 주민의 지분이 75%이다. 해양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향을 고려할 뿐만 아니라 해상 수역 내 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업 수익 손실을 보상해주는 합리적인 정책도 마련했다.    



수력발전의 강국,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웨이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오슬로(Oslo)는 노르웨이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로, 친환경적인 정책과 노력으로도 유명한 도시이다. 오슬로는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정책으로 인해 많은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슬로는 전력 생산량의 98%(2015년 기준)를 수력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얻는다. 이 도시를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Green’이라고 한다. 도시 곳곳에는 이 도시를 설명하는 문구가 있다고 한다. 해당 문구는 풍력에너지를 사용하는 바람의 도시, 자전거를 타고 수돗물을 사랑하는 도시, 절약하고 재사용하는 재생의 도시, 일회용 봉투가 아닌 바구니를 사용하는 도시 등 이다. 이러한 문구를 통해 오슬로는 주민들과 시민들에게 환경 보호와 친환경 생활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환경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을 채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자동차 지원금 외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부터 모든 시내에 완속충전기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충전비용을 받지 않았다.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불만 없이 오슬로 자체를 전기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노르웨이 정부의 목표이다. 오슬로는 이에 맞춰 대중교통 시스템에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강화하며, 전기차 구매에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여 화석 연료로 인한 대기 오염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친환경도시의 현주소

앞의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친환경 도시가 있다. 대표적으로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을 목표로 하는 제주도,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있는 전남(해남~영남)의 솔라시도, 탄소 중립을 실천중인 인천의 송도 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에서도 대중교통 시스템 확충과 전기버스 도입, 자전거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 화석 연료에 의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녹지공간과 숲을 보전 등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친환경 도시는 아직 정착시키는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에는 정부와 기업과 개인의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는 기업이 탄소중립에 필요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이를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산업계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가치로 친환경을 내세우고 탄소중립에 동참해야 한다. 개인은 당장의 불편함을 감소하고 친환경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이슈로 지금 당장은 혼란스럽지만 친환경 세상으로 빠르게 혁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 같다. 인류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란 목표를 떠올리면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친환경 도시도 유럽의 친환경도시 사례와 같이 잘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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