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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Oct 28. 2021

아마존과 구글이 자율주행 Mobility에 뛰어든 이유

Triz 기술진화법칙 관점에서 바라보기


“아마존·구글 자율주행 투자…IT기업이 자동차에 왜?” 


요즘 인터넷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의 제목이다. 아마존, 구글은 IT기업의 선두 주자인데, 왜 전혀 다른 영역인 mobility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일까? “First mover takes all”이라는 말처럼 첫 번째 주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현대의 흐름 때문에 일단 선점하고 보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를 발견했기 때문일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 어제와 동일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성장 동력을 찾아 헤매게 된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는 고객에게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IT기업들은 연결성(Connectivity)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결성은 고객에게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준다. 쉬운 예로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자. 이것이 인류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해 주는지. IT기업들은 이런 편리함이 새로운 Mobility 산업과 맞물려 시너지를 증폭시키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기술 변화의 관점으로 해석해 본다면 흥미로운 핵심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은 Triz 기법 중 하나인 기술진화법칙을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다. 



가장 편리한 기능만 살아남는다: 기술진화법칙


Triz의 기술진화법칙(The Law of Technology Evolution)은 총 8개의 법칙을 가지고 있으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스템이 존재하기 위해 필수적인 법칙 3가지와, 주어진 시스템을 최적화시키는 법칙 5가지이다. 여기서는 주어진 시스템을 최적화시키는 법칙 중 한 가지인 ‘상위 시스템으로의 이동 법칙’을 통해 기업들이 변해가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 


우선 시스템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이란, 공통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객체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객체(기능)들은 수평적으로 배열되기도 하지만, 수직적인 상하관계를 맺으며 목표 달성에 기여하게 된다. 


기능은 상위 시스템과 하위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상위 시스템으로의 이동 법칙’이란, 하위 시스템의 형태는 없어지고, 그 고유의 기능만 상위 시스템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 법칙의 핵심은 기존의 하위 시스템이 아예 없어진다는 것이다. 



상위 시스템: 스마트키와 카카오 택시


자동차 열쇠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자동차는 누군가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주인 이외에는 운전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 기능을 하는 것이 자동차의 열쇠이다. 열쇠가 있어야 차 문을 열 수 있고, 시동을 걸어 움직일 수 있다. 그렇게 열쇠가 생겨났고 지금까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열쇠의 형태가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차 문을 열기 위해, 또 시동을 걸기 위해 더 이상 열쇠 구멍을 찾지 않아도 된다. 열쇠 기능은 남아있지만 그 ‘형태’는 사라지고 스마트 키가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열쇠의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 바로 상위 시스템 이동 법칙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키의 형태조차 없어지려고 한다. 그 상위 시스템(연결성)인 스마트폰으로 그 기능이 점점 흡수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카카오 택시 이야기이다. 과거에는 택시를 타기 위해 손을 들고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택시를 타면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 요금을 지불해야 택시 타기가 끝난다. 이런 행위들을 자동차 열쇠와 같은 각각의 기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카카오 택시는 이러한 기능을 한데 묶어 사용자에게 편리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앱을 통해 목적지를 선택하고, 지불 방법을 선택하면, 주변의 택시들을 호출하게 되고, 택시가 도착하면 탔다가 내리기만 하면 된다. 택시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도로에 정차해야 하는 위험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고,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기능들을 상위 시스템인 앱에 넘겨주고 그 형태는 사라진 것이다.  



모든 기능 위에 군림하는 최상위 시스템과 효율적인 자율주행


그렇다면 ‘과연 최상위 시스템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시스템이란 그 시대에 따른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해 새로 생기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인 관계 맺기(만나고, 이야기하고, 사랑하고…)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를 반영하여 모든 기능이란 결국 최상위 시스템으로 흡수된다.


관계 맺기의 관점에서 현존하는 최상위 시스템은 두 가지가 있다. 바로 Mobility(이동성)와 스마트폰(연결성)이다. 이 두 시스템은 멀리 떨어진 서로를 연결하며 관계를 맺도록 도우며 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두 시스템으로 인해 관계의 범위는 인간의 한계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점차 넓고 편리해지고 있다. 


특히 두 시스템은 서로 함께할 때 더 큰 편리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은 자동차에 연결성이 더해졌을 때의 최종 모습이다. 운전할 때 두 손과 두 발이 자유로워 편리해지고, 과속이나 신호위반에 의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어 안전해진다. 또, 이동해야 할 때만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공유경제를 선도하게 되어 효율성의 가치까지 전달할 수 있다.  


자율주행은 공유경제를 선도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은 차가 필요할 때에 주변에 있는 차를 호출하여 그 차를 이용하고, 이에 발생하는 비용만 지불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우리는 지금 차를 소유하는 대가로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나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과 주차하는 시간 중 무엇이 더 긴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오랜 시간 주차는 소유자에게 낭비로 여겨질 수 있다. 자율주행과 공유경제는 이러한 낭비를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의 물질적 소유욕과 경제적인 이득을 따지는 합리성 중 무엇이 더 강한지에 따라 실질적인 도입은 달라지겠지만, 이동할 때만 차를 소유한다는 개념만큼은 매우 흥미롭다.  



IT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 Mobility


이제 기업의 관점에서 ‘상위 시스템으로의 이동 법칙’을 생각해 보자. 

기능은 존재하지만 형태는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상위 시스템을 차지하지 못한 기업들은 결국 상위 시스템에 종속되거나 사라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재의 일등에 만족하지 않고 상위 시스템을 차지하기 위해 산업 간의 경계도 허물어가며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두 시스템이 각각 존재했지만, IT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에 연결성이라는 기능이 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전달할 수 있는 핵심가치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연결성을 지닌 IT기업이 뛰어들게 된 것이다. 여기서 주도권을 갖고자 IT기업들이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업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두 시스템이 최종 통합된 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본다. 이동성과 연결성이 하나로 합쳐진 시스템이라니 문득 “아이언맨 슈트”가 떠오른다. 이 글을 읽은 독자분들 중에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두 가지 기능을 흡수한 상위 시스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변화는 늘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서 일어나곤 하니, 언제 금방 현실로 다가올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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