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꼰대로 보이지 않는 법 feat. 학교
4년 차 교사다.
학교생활을 잘하려면 학생들의 눈높이로 학생들과 교감하며 지낼 수 있는 교사만의 역량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몇 번의 고비는 있었지만 4년간 아이들의 담임을 하면서 나만의 소통방식으로 잘 지내왔다.
내가 꼰대임을 학생들에게 잘 들키지 않기 때문에 잘 지내 온 것이다.
학기 초 학생에게 꼰대임을 숨기며 학교생활을 똑똑하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이 있다.
꼰대임을 들키지 않는 첫 번째 방법.
최신 신세대 용어를 쓴다. 첫 만남에 사용하는 말투와 어휘에서 그 사람의 꼰대성이 바로 드러난다. 반가움의 표시로 ‘하이루! 모두 방가방가~’ 정도 써주면 일단 아이들이 주목한다.
학생들의 입에서 바로 “우와! 선생님 그런 말도 쓰시네요.”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반은 성공이다.
“선생님도 너희와 같은 신세대인걸?” 이 말로 정점을 찍어 첫 만남에서 학생을 모두 내 편으로 만든다. “즐겜. 수고염.”처럼 최신 유행하는 말은 종례 때 필수다.
꼰대임을 들키지 않는 두 번째 방법.
학생이 선생님을 학교생활의 길라잡이로 볼 수 있도록 생활에 대해 안내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아프다고 온다.
“음.. 선생님 학교 다닐 때는 아픈 배 움켜쥐고 끝까지 수업 다 듣고 집에 가서 베갯잇 젖을 때까지 울었는데..” 라고 격려하면 바로 교실로 들어간다.
혹은 복도에서 마주치다 인사를 안 하고 지나가기도한다.
그땐 “나 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께 인사 참 공손히 잘했는데..”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다음부턴 바로 인사를 한다.
나의 과거 이야기를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끈기와 열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실생활속에서 노오오오력을 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심어준다.
꼰대임을 들키지 않는 세 번째 방법.
패션이다.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소소한 방법 중 한 가지는 그들과 함께 패션으로 이야기한다. 검은 슬리퍼에 살짝살짝 귀엽게 보이는 발가락 양말은 정말 필수다. 그리고 팔에는 분필이 묻지 않게 하도록 팔토시를 하고 교실에 들어간다. 아는 아이들은 안다. 이 사람이 얼마나 패션 고수인지. 발가락 양말과 팔토시 같은 소소한 아이템으로 은근한 기선제압이 가능하다. 그리고 요즘엔 스키니 바지가 유행이니 트렌드에 맞추어 약간 끼는 스키니 청바지를 입는다. 상의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바로 등산갈 것처럼 보이는 아웃도록 기능성 상의를 추천한다.
팔토시, 발가락양말, 아웃도어 상의, 꽉 낀 스키니 바지. 이렇게 패션 트렌드까지 읽어버리는 우리 반 담임선생님. 아마 나를 가지지 못한 다른 학급의 학생들이 얼마나 우리 반 애들을 부러워할지 상상이 안 간다.
누구나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을 익히며 학기 초 아이들과 함께 친목도 도모되고, 아이들에게 꼰대로 보이지 않으며 학교생활을 잘 이어나갈 수 있다.
꼰대 담임과 함께 같은 반에서 고생하며 묵묵히 공부하는 우리 반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