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re Feb 08. 2019

알리타 - 배틀엔젤 리뷰

알리타: 배틀엔젤

알리타: 배틀엔젤(이하 알리타)은 관객의 반응이 참 독특한 영화다. 시사회부터 유료 시사회, 그리고 정식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원작 팬이어서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 원작 팬인데 실망했다는 사람, 원작을 몰라서 재미없게 느껴졌다는 사람, 원작을 모르는데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는 사람이 모두 존재하는 영화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알리타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영화이기 때문인 듯하다. 스토리 서사와 개연성은 상당히 빈약하지만, 액션과 CG 만큼은 근래 영화 중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하다.


사실 명작이라는 영화들도 저마다의 단점은 모두 가지고 있다. 알리타의 제작을 맡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는, 스토리에 있어 과거 서부 영화를 상당부분 차용해 단순하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듯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바타를 나쁜 영화라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바타의 장점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아바타와 알리타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로 모음 운율이 ㅏㅣㅏ로 맞아 떨어지고, 둘다 타로 끝난다. 이런 농담 따먹기식 공통점을 제외하고도 각본을 카메론이 썼다는 점, CG를 맡은 회사가 웨타 디지털 이라는 점, 영상미나 액션 같은, '보이는 부분' 에 치중한 영화라는 점이 같다.


그러나 고철도시, 총몽의 세계, 그리고 주인공 갈리(알리타)의 재현에만 너무 힘쓴 탓일까.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행동이 '개연성이 없다'를 넘어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종종 보인다. 시렌은 왜 갑자기 변심한 걸까? 왜 유고는 그렇게나 고철도시를 떠나고 싶어할까? URM은 도대체가 뭐하는 단체고, 왜 자렘과 싸우는 걸까? 그 외에도 알리타의 한 마디에 모터볼에 대한 트라우마 단숨에 극복하고 그녀를 지원하는 이도 박사 등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꽤 많다. 이런 개연성의 부재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하기 어렵게 하고, 나아가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을 꼽자면, 로맨스다. 유고 역 배우의 외모는 둘째치고, 유고라는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으로 변해 버렸다. 원작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나쁜 녀석이라고 분노하게끔도 했다가, 또 심정적으로 자렘에 왜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는캐릭터인데 영화의 유고는 그냥 알리타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그 이상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알리타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영화다. 고철도시의 아름다운 전경(비록 내 상상과는 약간 달랐지만), 모터볼 시퀸스를 비롯한 시원시원한 액션 신들, 무엇보다도 풀CG로 작업한 주인공 알리타의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짐짓 포스터, 예고편만 보고 주인공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영화관에서 관람하면 확실히 다르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 모습으로 나왔으면 아쉬웠을 것 같을 정도로 말이다.


결론짓자면 스토리 등의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다른 장점이 특출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서두에서 말한, 관객의 반응이 많이 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총몽의 주제의식이 영화에 녹아들었으면 하는 사람은 아쉽게 느꼈을 것이고, 액션과 갈리(알리타)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만족했을 것이다. 영화의 퀄리티는 다른 일본 만화 원작 영화에 비할 바가 안 될 정도로 좋으니, 원작 팬이거나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 보기를 권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리타: 배틀엔젤 쇼케이스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