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샷, 승산 없는 싸움

로맨스, 코미디, 정치극을 넘어서

by lure

롱 샷은 로맨틱 코미디다. 적어도 그런 탈을 쓰고 있다.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는 이유로 회사를 퇴사한 기자 프레드는 퇴사한 당일 친구와 함께 간 파티에서 국무 장관 샬롯을 만난다. 사실 프레드와 샬롯은 어릴 적 이웃으로, 과거 샬롯이 프레드를 돌봐주기도 했던 등 친한 사이였다. 샬롯은 그런 프레드를 자신의 연설문 작성자로 채용하고, 다양한 일을 겪으며 언밸런스해 보이는 둘 사이에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영화의 제목인 <롱 샷>은 가능성이경마나 도박 등에서 가능성이 낮은 시도나 승산이 없는 싸움을 의미한다. <롱 샷>에서의 승산없는 싸움은, 세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첫째, 가장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프레드와 샬롯의 관계다. 샬롯의 비서인 ''는 프레드와 공개적으로 사귈 경우 생길 지지율 하락의 리스크를 지적하며 사귀는 것을 반대한다. 그런 외부적인 문제 외에도 두 주인공은 내심 겁을 먹고 있다. 프레드는 자기가 샬롯에게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는 자격지심을, 샬롯은 남자들은 잘난 여자를 싫어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말이다. 보다시피 여기서의 <롱 샷>은 양방향적이다. 즉, 둘 다 이 사랑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두 번째는 <롱 샷>은, 샬롯의 대선 도전이다. 미국 역사상 여자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실제로도, 지난 대선에서 여성후보 힐러리가 낙선했다.). 그녀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하기 위해 국제적인 환경 협약을 제정해 각국의 참여를 이끌어내지만, 현 대통령이 그녀에게 브레이크를 건다. 언론과 기업들에게 뒷돈을 받은 것이다. 거기에 남자친구 프레드의 문제까지 생기며 샬롯은 큰 고민과 갈등에 빠진다.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세 번째는 프레드와 세상의 싸움이다. 영화 처음부터 나오듯이, 프레드는 자신의 신념을 무조건 밀어부치는 황소같은 사람이다. 언론계에서 괴짜로 통할 만큼 말이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다니던 신문사의 방향성이 바뀌자 잠시의 주저도 없이 퇴사해버린다. 상사에게 버럭 화를 내면서. 하지만 샬롯과 사귀고 냉전을 겪으며, 그리고 친구의 말을 듣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무작정 돌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듯 <롱 샷>의 두 주인공은 서로의 관계에서, 그리고 각자 세상과의 승산없는 싸움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 한다.<롱 샷>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영화다. 물론 포장지는 로맨스 코미디이고, 정치극의 향료가 약간 뿌려지기는 했지만 영화의 본질적인 의미는 거기에 있다고 보인다. 주인공들의 '롱 샷'이 어떻게 마무리지어 질지는 극장에서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 없는 사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