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기억해야할 그 이름

by 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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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살이 깊지만 또렷한 눈, 몸이 불편하지만 언제나 또렷하고 꼿꼿한 태도. 그게 영화에서 느껴진 김복동 할머니의 첫 인상이었다. 영화는 배우 한지민 씨의 나레이션으로, 할머니가 왜 투쟁을 시작했으며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일본에서, 유럽에서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의 만행과 위안부 여성의 고통을 알렸다. 무엇을 위해? 돈? 자기 만족? 아니다. 일본 정부의 진실된 사과, 그리고 자신의 싸움이 미래 세대의 평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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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을 본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는 알지 못한다. 기쁨, 슬픔, 동질감, 추억, 고통, 혹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한 어떤 감정이 아니었을까. 소녀상, 그녀와 투쟁한 모든 사람들이 만든 결실이다. 소녀상이 전국, 그리고 전 세계에 세워짐으로서 세계 각국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 안 된다는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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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이제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떠난 지금, 그리고 결국 모든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뜨게 되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이제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어영부영 잊혀지지 않을까?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인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일본의 정권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지라도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에, 일본에, 그리고 세계에 위안부에 대해 알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것이 일제 강점기 하에 고통 받았던 모든 사람들, 전쟁 피해자, 그리고 우리 민족과 세계 평화에 한 발짝이라도 공헌하는 것임을 알기에. 그걸 알았던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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