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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re Jan 24. 2020

뮤트(2018)

클럽의 바텐더 레오(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분)는 함께 일하는 나디라(세인 살레 분) 과 연인 관계다. 그는 벙어리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고, 나디라 역시 그런 그의 진심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라진다. 그녀를 찾기 위해 레오는, 사이버펑크틱한 미래의 독일을 헤매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내게 치트키같은 요소를 모두 때려박은 영화다. 사이버펑크, 미스터리, 멋지고 고독한 남자 주인공, 도시의 비쥬얼. 거기다 더 문과 소스코드 같은 sf를 만든 던칸 존스 감독의 작품이었으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시놉시스는 아주 좋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할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 못 미친 영화였다. 스토리는 평범하고, 캐릭터들은 깊이가 없으며, 복선과 상징은 희미하게 영화를 스쳐간다. 스토리와 결말도 참 애매하다. 감독이 이 스토리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뮤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비쥬얼 측면을 보면, 거의 모범적으로 사이버펑크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 등이 단번에 떠오른다. 특히나 겉은 화려하고 속은 썩은 도시, 기괴한 캐릭터 디자인은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이 큰 걸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아주 나쁜 영화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말이다. 물론 대중의 평가는 여러 평론 사이트를 찾아보면 알  수 있듯 최악이다. 하지만 필자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이버펑크물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를 높이 쳐주고 싶다.


최근의 이와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사이버펑크 실사영화는 기껏해야 이 영화와 <공각기동대>, <블레이드 러너 2049>, 그리고 조금 더 예전으로 가면 <클라우드 아틀라스> 정도인데,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제외하면 이 영화가 그 중 독보적으로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든다. 적어도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고 말아먹은 <공각기동대>보다야 낫다고 본다.



<뮤트>는  말한대로 단점이 많은 영화다. 영화의 무게감을 잡아주는 건 전적으로 주인공 역을 맡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혼자 뿐이다. 어디서 본 듯한 소재들이 난립하는 가벼운 영화에서, 그가 마치 무거운 쇠구슬처럼 영화 중심을 눌러준다. 대다수의 관객에겐 재미 없을 영화가 분명하나, 사이버펑크를 좋아하거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팬이라면 한 번쯤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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