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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곰천사 Nov 01. 2016

올라!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미로 맨땅에 헤딩 -16

부에노스아이레스 센트로 풍경

푸에르토 이구아수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까지는 17시간이 소요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역시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푸에르토 이구아수만큼은 아니었다. 한글판 안내책자에도 언급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한인민박 ‘남미 사랑’에 2박을 체크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한국인 중 십중팔구는 이곳에서 묵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남미에 온 이래 한국인을 처음 만나 좋았고 그리운 한국 라면을 맛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멕시코까지 올라간다고요? 일정이 어마어마하네요!” 


민박을 지키는 매니저 아가씨가 붙임성 있게 말을 건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지치네요. 체력이 버텨줄지 모르겠어요.”


라고 대답하며 오랜만에 얼큰한 라면을 맛본다. 요즘 남미를 찾는 한국인이 많은지, 우루과이로 떠나는 교통편은 어떤 것이 유리한지 등등 꼭 필요한 정보를 물어본 후 시내 관광을 나선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숙소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5월 광장. 1810년 5월 25일 스페인에 독립을 선언한 ‘5월 혁명’의 이름을 딴 광장으로 역사적인 장소다. 수많은 관광객과 각종 기념품을 파는 좌판이 광장 곳곳에 늘어서 있다. 광장 중앙엔 눈길을 끄는 대형 분수와 작은 오벨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고 동쪽에는 분홍색을 띠는 대통령 궁 카사 로사다(Casa Rosada), 북쪽에는 아름다운 부조가 새겨진 새하얀 지붕의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대통령 궁이 분홍색을 띠는 이유는 붉은색을 대표하는 자유당과 흰색을 추구하는 연합당의 단합을 상징하는 의미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여성 대통령 페르난데스는 지금 이곳에서 근무 중일까. 그러고 보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은 모두 여자다(2012년 당시, 2016년 현재는 모두 남자다). 달라진 남미의 여성 힘을 알 수 있는 대목.

아르헨티나의 심장, 카사로사다와 5월 광장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활기찬 산 니클라스 지구를 지나자 얼핏 보기에 왕복 30차선이 넘어 보이는 7월 9일 대로가 나타났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로인 이곳의 중앙에는 높이 72m의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세워져 있다. 파리에 에펠탑, 로마에 콜로세움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얼굴! 


방향을 틀어 이번에는 산텔모 지구로 향했다. 황토색 건물의 산 토 도밍고 교회를 지나자 산텔모 지구의 중심도로인 데펜사 거리가 나타났다. 이곳에 있는 도레고 광장(Plaza de Dorrego)에서는 매일 저녁에 즉흥 탱고 공연이 펼쳐진다. 산텔모 지구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골동품 상점으로 들어가 고풍스러운 그림과 오래된 가구, 음반 등을 보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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