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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의 힘 카카오


Intro | 재무제표 숫자는 믿을 수 있는가?


재무제표가 기업의 실질 또는 가치를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면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주제입니다. 특히 주식 투자자에게 재무제표 숫자 그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때, 재무제표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기업의 현실도 그리고 전망에도 도움이 안된다면 굳이 재무제표를 볼 이유가 없으니까요. 


이런 논란에 자주 휩싸이는 게 바로  ‘무형자산’입니다. 무형자산은 팔아서 돈이 될 수 있는 여러 기업의 재산 중에 무형(無形) 즉 형태가 없는 것들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로열티, 브랜드, 특허권, 개발비, 영업권 등이 재무제표 장부에는 수백, 수십억 원의 가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왜 그게 그 가격이냐?’부터 어느 회사는 비용처리 하는데 너희는 왜 굳이 자산으로 잡는지 등 회사별 상황별 상이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논쟁이 붙을 수 있습니다. 

저자  바루크 레브, 펭 구 / 한스미디어(원제 The end of accounting)

재무정보가 가진 판단의 영역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무형자산. 2017년에 국내 출간된 도발적인 제목의 『회계는 필요 없다』에서는 무형자산에 대한 논란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형자산이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자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급부상한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현대 경제체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중국정부만 해도 자국기업들의 특허출원 건수증가를 목표로 한 정책을 발표하고 최근 수년간 이를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임. 무형자산이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주요자원으로 급부상한 만큼 회계제도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함으로써 무형자산을 재무보고서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리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님.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의 유무형자산 투자비중은 크게 달라졌지만,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의미한 변화나 개정의 움직임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 소프트웨어, 바이오테크, 이동통신, 인터넷 같은 무형자산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을 때 제정되었던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회계기준이 오늘날 미국 기업들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소리다.” 출처: https://polydalai.tistory.com/entry/회계는 필요 없다 [책정리]

한국의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의 무형자산 개발비 이슈가 한 때 주목을 끈 적이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 되지 않은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게 맞는지, 일순간에 손상처리되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특이한 사례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개발비도 마찬가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무형자산에 관한 논점은 해당 무형자산(지적재산권, 영업권)이 그 숫자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잠재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귀결됩니다. 시간이 흘러 기업이 그만큼의 실적과 성과를 낸다면 사실 그 전에 해당 무형자산을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를 재무제표에 적어 놓는가에 대해서는 자의적인 판단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본다고 해도, 투자자나 제3자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뒤통수를 맞는 게 아닌지 의심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성공을 하고 나면, 어떤 자산보다 높은 가치 상승분을 가지며, 한순간에 지금의 높은 성과를 이해시킬 수 있는 자산입니다. 제약 바이오의 셀트리온이 그러했듯이 최근에는 카카오가 반증하고 있습니다.



Body | 카카오의 무형자산 ‘영업권’


요즘 카카오 엄청 잘 나갑니다. 포털인 ‘네이버’가 IT 쪽 대장인줄 알았는데 모바일 즉 핸드폰 영역에서는 카카오입니다. 생각해 보면 MSN, 네이트온, 버디버디 등 메신저 서비스가 꽤나 많았는데 살아 남고 전국민이 쓰는 건 카카오입니다. 그러다 보니 카카오가 잘 될 거 같다는 건 누구나 생각은 했습니다. 카톡 없이 생활이 안되니까요. 하지만 수익모델은 어떻게? 네이버는 광고가 받쳐 주고, 독점적인 포털인데… 카카오는 무엇으로? 이런 의심이 지난 10년간 항상 카카오를 뒷덜미를 잡던 꼬리표입니다. 게다가 다음(포털)과 합병을 할 때부터 화재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기업가치로 보면 더 작았던 카카오가 다음을 품었습니다. 그 뒤로 카카오는 수많은 기업을 인수합병 합니다. 


“주식회사 카카오(구, 주식회사 다음카카오, 이하 "지배회사")는 ㈜다음글로벌홀딩스 등 46개의 종속기업(이하, 지배회사와 종속기업을 일괄하여 "연결회사")를 연결대상으로 하여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였습니다.” 


2015년에는 46개, 2016년에는 58개, 2017년 64개 등으로 수많은 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무형자산 영업권이 3조 원이 넘게 됩니다. 이때 자산이 약 6조 원이니까 자산의 절반 이상이 무형자산입니다. 영업권이 많다는 의미는 신규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장부가 보다 높은 가격을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의 실적이 나올 회사니 지금 가격 보다 비싸게 사도 된다는 확신의 숫자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금액만큼 기여도가 없다면? 무형자산 영업권은 기업 재무 건전성에 일시에 독이 될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카카오가 인수한 64개 회사가 3조 원 이상의 가치를 증명해야 그나마 '똔똔'입니다. 불안한 확장입니다. 아무리 메신저 1위 기업이라고 해도 너무 단시간에 무형자산 영업권이 증가했습니다. 

근데 이때 사들인 회사가 5~6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를 오히려 특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커머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M 등 최근 IPO를 통해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회사들. 그 중에 대어라고 불리는 건 대부분 카카오 계열사입니다. 3조 원의 무형자산 영업권을 자산 항목에 무게 추처럼 달고 있었는데.... 몇 조 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로 탈바꿈 중입니다. 자연스럽게 카카오의 기업가치도 상승했습니다. 



사람들 생각이 이제는 변했습니다.  “카카오 뭘 해도 되겠어!”


▶회 사 명: 카카오, ▶회사개요: 기업회계기준서 제1110호 '연결재무제표'에 의한 지배회사인 주식회사 카카오(이하,'지배회사')는 ㈜다음글로벌홀딩스 등 64개의 종속기업(이하, 지배회사와 종속기업을 일괄하여 '연결회사')을 연결대상으로 하여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였습니다.  카카오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및 인터넷서비스를 목적으로 1995년 2월에 설립되었으며, 온라인 광고 및 거래형 서비스, 모바일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모바일 플랫폼 구축 등의 모바일 인터넷서비스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1999년 11월 9일자로 주식을 협회중개시장(KOSDAQ)에 등록하였으나, 2017년 7월 10일자로 유가증권시장에 이전 상장하였습니다. ▶대 주 주:  김범수 18.46%, ㈜케이큐브홀딩스 14.65%.


카카오에 관한 전망을 애널리스트나 기타 분석 자료를 찾아보면, 불과 몇 년 사이에 정반대 의견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카카오가 걱정스러운 눈초리를 받았던 때를 기억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원래 카카오의 모기업은 다음입니다. “카카오가 다음을 합병한 거 아냐?”라고 오해할 정도인데…  1995년 한메일의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되었으며 카카오와 합병 후, 2015년 9월 현 상호로 변경,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모든 걸 이뤄낸 원동력이긴 합니다만, 그 외에도 여러 서비스를 새롭게 런칭하면서 점차 카카오의 세계관을 펼쳐 나갔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가입자를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모바일 광고,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연계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택시, 대리운전, 주차, 내비 등의 카카오T 서비스를 출시하여 편익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을 통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합병 이듬해 다음 명칭을 떼어냈는데 아직 포털은 다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로 바꾸어도 될 거 같은데, 모바일과 차별화 시키려는 이유 같아 보입니다.


약 10여 년의 카카오 재무제표를 트레킹 해보면 2,000억 원의 자산이 13조 원이 되어 가는 여정입니다. 


특히 2013년 이후 카카오의 매출액은 급속도록 증가합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아직까지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지난 2020년부터 수천억 원의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영업수익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서 영업이익은 아직 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전히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업수익 곡선과 비슷한 건 최근 주가 그래프인데 사실 카카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 이유는 이러한 수익 반등 보다는 유력한 종속회사의 IPO와 성장 때문입니다. 영업이익 보다 높은 당기순이익. 종속회사의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돈 잡아먹던 자녀들이 이제는 취직을 했다는 거죠.


카카오는 한 때 자산 비중 중에 무형자산이 매우 높았을 때가 있습니다. 거의 자산의 절반 이상이 무형자산 즉 종속회사를 50개 이상 인수할 때 발생한 영업권이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이 영업권을 포함한 무형자산이 카카오에게는 리스크 요소였습니다. 그런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처럼 지금은 카카오의 잠재력으로 포텐이 터졌습니다. 저 무형자산이 말입니다.


Outro | 지금 카카오 앞으로 카카오


재무제표를 보면 재무상태 중에 비중이 높은 자산을 두고 고려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회사가 가장 많이 가진 자산은 현재나 미래에 회사에 가장 영향을 끼칠 요소입니다. 카카오 주가에는 수익과도 관계가 있지만 저 무형자산의 가치가 전혀 다른 관점으로 새롭게 발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 언급한 '회계는 필요 없다' 책과는 반대 의견입니다. 재무제표 숫자가 만들어지는 매커니즘과 그 틀 안에서 움직이는 변화를 체크한다면 재무제표 상에 향후 기업의 ‘잠재력’이 될 요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회색의 저 숫자가 회사의 능력과 미래를 품고 있습니다. 그걸 수치로 가늠해 보면 재밌습니다.

 

카카오는 확실히 재무제표 숫자 보다는 회사의 '잠재력'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매출액과 시가총액만 비교해 봐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은 가장 현실적인 회사의 파워입니다. 시가총액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메기는 가격표입니다. 2020년과 2021년 2년 사이 카카오는 현재 다른 어떤 때보다 높은 기업 가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점점 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매출은 그에 비해서는 점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의 매출액은 플랫폼 광고와 종속회사들이 만들어 팔고 있는 콘텐츠로 반반씩 구성되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실질적인 카카오의 사업부문별 매출에 관한 사업보고서 문구를 그대로 게재합니다. 


2) 사업부문별 매출  

(1) 플랫폼 매출  

플랫폼 매출은 2조 2,241억원으로 매출비중은 53.5%이며, 전년 대비 55% 증가하였습니다. 카카오톡에서 발생하는 광고형 매출인 카카오비즈보드와 메시지 광고인 톡채널, 알림톡 뿐 아니라 B2C 이모티콘, 네이티브애드(카카오톡 3탭의 샵탭광고, 카카오톡 PC광고) 등이 골고루 성장하였고, 거래형 매출인 선물하기, 메이커스, 톡스토어 역시 이용자 확대와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 확대에 따라 성장하였습니다. 포털비즈 매출은 코로나19 영향과 일부 PC 트래픽 하락에 따라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였습니다. 신규사업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결제, 금융서비스의 빠른 거래액 증가와 프리미엄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 확대에 따라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습니다. 


(2) 콘텐츠 매출

콘텐츠 매출은 1조 9,327억원으로 매출비중은 46.5%이며, 전년 대비 18.2% 증가하였습니다. 게임 매출은 '가디언테일즈' 등의 신작 모바일 게임 매출인식에 따라 증가하였고, 뮤직 매출 역시 멜론의 견조한 유료가입자 기반 확보와 디지털 음원유통 사업 확대에 따라 증가하였습니다. 유료 콘텐츠는 카카오페이지와 일본 KAKAO JAPAN (픽코마) 매출 증가로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카카오프렌즈 IP와 카카오엠의 음악, 영상, 매니지먼트 등의 IP 비즈니스 기타 사업 역시 매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4년의 자산총계 2172억 원이었던 카카오 재무제표를 다시 찾아 보고 나면, 와! 그 사이 대단한 발전입니다. 매출액이 발생하는 확실한 영역 플랫폼과 콘텐츠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금의 기대치(시가총액 증가분)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광고와 플랫폼 사업은 여타의 경쟁자 특히 네이버도 강력한 점유율을 가진 분야입니다. 카카오에게 기대하는 건 무형자산이 뿜어 냈던 잠재력과 같은 '뭔가' 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가입자를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모바일 광고,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연계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또한, 택시, 대리운전, 주차, 내비 등의 카카오T 서비스를 출시하여 편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즈보드의 광고 수주 증가와 커머스 부문의 거래액 확대, 신사업 페이, 모빌리티 부문의 양호한 성장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대비 매출 신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원가 및 판관비 축소로 영업이익률 상승, 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 증가 등 영업외수지 개선, 최종 당기순이익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더욱 기대하는 바는 앞으로도 톡보드 광고, 채널, 선물하기 등 카카오톡 서비스의 양호한 성장세 지속, 페이 거래액 확대, 모빌리티 부문의 신규 서비스 출시 및 이용자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세 이어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의 투자 강세는 줄줄이 상장하는 카카오의 종속회사 그리고 그 회사들이 연합하여 이루는 '카카오'로 통합되는 서비스를 그 독점력을 미리 사두자는 생각일 것입니다. 자산 6조 원일 때 3조 원의 무형자산은 커보였습니다. 부담스러웠습니다. 이제 2021년 1Q 13조 원의 자산을 갖춘 카카오에게 확실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상기 내용은 FY21~17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unsplash.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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