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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벅스, 그 미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미국 지분 50%가 팔렸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온전히 스타벅스의 주인이 되었네요. 그 변화에 영향 탓일까요? 전라남도 화순에 스타벅스가 생긴다고 합니다. 도심지 가장 유동량이 많거나 ‘힙’한 곳만 매장을 내던 경영방침이 변했다고 생각 듭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다면 ‘스세권’의 정의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넘긴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전국민이 ‘스며들기’ 시작한 2015년을 기점으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증하였습니다. 외국 기업들의 한국진출 성공 방정식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오랜 시간 현지에 정착, 재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높여 간다.”입니다. 외국 회사는 확고한 시장 지위를 차지한 뒤 ‘화끈한’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그 때가 되면, 회사는 온전히 ‘캐시카우’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 진출한지 23년만에 2,300억 원의 첫 배당을 실시한 코스트코코리아가 대표적인 예이며, 한국필립모리스, 코로나에 지금은 상황이 안 좋은 유니클로의 에프알엘코리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리 높은 가격을 제시했더라도 미국 스타벅스가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신세계에 모조리 넘기는 미국 스타벅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들은 어떤 판단 근거는 결정을 내렸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한국 스타벅스는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입니다.


2018년 쓴 브런치 : 스타벅스 재무제표 읽기  https://brunch.co.kr/@lshkorea/7   

과거에 써 둔 글을 다시 보니 한국 스타벅스는 높은 매출 성장율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국내 커피 브랜드 전문점이 없던 각종 새로운 제도(프리퀜시, 스타벅스 기프트카드, 싸이렌오더 등)로 매장을 확장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높여 왔다고 써두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합리적인 경영 + 국내 대기업의 버팀목. 다시 한 번 재무제표로 추적할 수 있는 17년의 기록을 보니, 스타벅스도 처음엔 다를 바 없는 커피 전문점이었으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늘 점포를 확대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5년간 급등한 영업이익 등 스타벅스커피코리아로부터 배당을 막 받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근데 팔라고 하니....


아깝지 않았을까요?


재무제표에 나온 숫자로  미국 스타벅스 생각을 읽어 봅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미국 스타벅스가 일시에 받게 될 대가는 1.3조 원입니다. 최근 5년 평균 이익으로 환산하면 얼추 한 번의 거래로 26년치 당기순이익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매년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 1,000억 원은 이후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커피와 상품에 대한 원재료(원가 약 9,000억 원)은 여전히 미국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재료를 한국 스타벅스에 파는 매출입니다. 이 원재료(커피와 스타벅스 상품) 매출은 여전히 발생합니다. 이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성장과 이익이 꺾이는 추세입니다.


 

 “지금이 한국 스타벅스의 최고점이 아닐까? 가장 비싼 값에 넘길 수 있을 기회를 져버리지 말자! 그리고 지분이 없다고 해도, 로열티와 원재료 제공할 수 있는 프렌차이즈 권리는 남아 있잖아~”

이런 생각을 미국 스타벅스가 했을 거라고 숫자를 보고 추측해 봅니다.

이러고 보니 미국 스타벅스에게만 너무나 굿딜입니다. 신세계가 브랜드 가치만 보고 너무 비싸게 주고 산 게 아닌지…. 게다가 막대한 인수자금은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입니다.(니가 왜? ㅠㅠ)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IPO가 계획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공식발표는 아닙니다.) 재무적 투자자(싱가포르투자청)에게 자금 회수 방안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라고도 합니다.



현재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커피점문점끼리의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합니다. 매장수가 1500개를 넘었고, 매출이 올해는 2조가 확실히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 반기에만 1.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측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앞으로도 더 성장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봅니다. 미국 경영진과 다른 아이디어로 한국만의 커피전문점 문화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겨울에도 난 아아', '스벅 프리퀀시 선물 저건 꼭 가져야 해' 등 이런 건 세계 없는 트렌드 아닐까요? 그렇게 보면 미국 스타벅스와 한국 신세계에게 모두 Win-Win한 거래도 보입니다만..... 저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라도 화순점이 그 상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스타벅스가 ‘미국 도심지에 있는 고급 브랜드 커피점’을 연상시키는 곳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듭니다. K-스타벅스(신세계가 오너가 된 스타벅스)는 미국처럼 광활한 땅이 없는 한국에 DT점을 곳곳에 짓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이 도심지(특히 서울)에는 한 거리에 2~3개가 있을 정도로 포화 상태입니다.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아니면 뉴욕의 소호 거리에 있음직한 스타벅스가 이제는 논 뷰와 산 뷰가 가능해 집니다. 어쩌면 더 많은 스타벅스가 생기다 보면 어디든 보이는 중저가 브랜드 커피점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카페베네가 그러했던 것으로 압니다.)

K-스타벅스가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신세계의 인수로 오로지 한국 경영진이 운영을 합니다. 외국 기업의 로컬 진출과 운영과 다른 방식이 전개될 것입니다. K-스타벅스가 가동되기 직전 2020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재무제표를 보면 ‘금융자산’이 약 2,000억 원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재투자가 할 곳이 없기에 금융자산에 현금을 파킹시켜 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재투자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매출 성장을 위한 지역 확장이 이익율을 깍아 먹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끼리 경쟁하는 꼴이 되니까요. 너무 많은 매장은 고급 브랜드가 갖출 요소가 아닙니다. 그러나 인수한 신세계는 당장 이익은 아니더라도 눈에 띄는 매출성장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스타벅스가 없는 곳, 좀 외진 지역에도 스타벅스를 짓어야 합니다. 게다가 매출에  조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캐시카우로 그리고 성공적 M&A가 되어야 할 케이스입니다. 스타벅스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도 많지만 실패할 경우 누구나 "신세계 스타벅스 주인되더니 예전만 못하네"라고 평가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지점입니다. 물론 스타벅스는 갑자기 꼬꾸라질 회사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기대치가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2021년이 결산이 이뤄지고 2022년 3월쯤(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비상장사이기에 1년에 한 번 재무제표를 공시합니다.) K-스타벅스로 변한 뒤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매출은 성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익율은 예전만 못하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unsplash.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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