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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하지 말자! 왜?


주식 투자자를 만약 2개 부류로 나눈다면,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재무제표 보는 이’와 ‘보지 않는 이’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차이를 갖는지 짧은 글을 통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지요?


주식투자에 재무제표를 활용한다는 게 '재무제표 분석'까지 챙기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투자할 때, 지금 사는 주식 가격이 적당한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는 한 번 챙겨보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분이 바닷가 횟집에 간 상상을 해봅시다. 테이블에 앉으니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그런데 메뉴판 가격 표시가 가려져 있습니다. 금액 대신에 ‘싯가’라고 쓰여 있습니다. 대략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수산물의 경우 그날 그날 출하량에 따라서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이런 메뉴판이 종종 등장합니다.

 

손님 중에는 “원래 가격이 얼마에요?”라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고, 사장이 말하는 그 금액대로 사먹는 이도 있습니다. 좀 까다로운 손님은 지금 인기 있는 게 무엇인지?(요즘은 뭐 먹는 게 좋아요?) 찾기도 하고, 원래 자기가 좋아하는데 지금은 가격이 떨어진 걸 골라 먹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대부분의 물건 가격은 정찰제라고 해서, 이처럼 변하는 싯가가 아니라, 정해져 있습니다. 이때 가격은 시장을 통해서 공정하고, 안정적인 거래를 위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매겨집니다. 그 기준은 파는 이와 사는 이, 양쪽이 모두 인정할 수 있어야 하며, 합의한 숫자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상장기업의 주식 가격, 주가는 기업가치를 '싯가'로 매겨놓은 것이고, 재무제표 상의 장부가치는 정찰제 가격입니다. 물론 재무제표의 자산총계 숫자로 사고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업이 작성하고, 검증받고 공개된 숫자이니 가격표의 숫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식은 거래 자체가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매번 그 가능성의 변화로 싯가처럼 변합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무리 싯가로 거래되는 횟집이라도, 원래 가격은 한 번도 묻지 않고, 무조건 사먹는 호구는 되지 말자"


딱! 묻지마 주식투자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무제표는 잘 보지 않지만 그 외 중요한 주식지표인  PER, EPS, PBR 등 각종 정보를 참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명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도 보고, 어떨 땐 내부자 정보, 경제 전반의 흐름까지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러나 그런 통계와 지표는 자주 챙겨 보아도 재무제표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나 봅니다. 그런데 여러분, 주식관련 모든 지표와 정보는 회사의 숫자, 기업 재무제표로부터 계산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아시나요? 싯가가의 변화를 민감하게 체크할 때 가장 기본은 원래 가격표 가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기본 사항입니다. 

물론 내 돈을 투자하는 주식투자자가 그리 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재무제표를 직접 보지는 않지만, 포털이나 HTTS에 나온 자산∙부채∙자본 다 확인하고,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다 체크합니다. 이 정도까지 챙겨보면. ‘재무제표를 본다’라고 퉁 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봐야 재무제표를 본다고 규정할 수 있을까? 케이스 별로 다르지만, 읽고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계적 사고’ 아주 직관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주가와 재무제표를 비교해 보는 과정을 권합니다.

실제 예를 들어 봅시다. 

2017년에 ‘미샤’라는 회사가 1,800억 원의 유상증자 공시를 냈다. 애널리스트 3군데가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아주 부정적인 의견부터 긍정적인 쪽까지….. . 주식시장은 6일 연속 주가하락으로 부정적인 회신을 보냈습니다.  


당시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어 보면, 자산총액 2,377억 원, 매출액 3,835억 원, 영업이익 228억 원을 지난해 기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도 27%로 건전합니다. 판매관리비 비율이 높지만 않으면,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로 보입니다. 2017년 반기 영업이익 70억 원 기록했고,  몇 년간 실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이익은 나던 회사입니다. 다만 공시된 걸 보니 2017년 4월 대주주가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에 매각했습니다. 

“오잉, 대주주가 1,882억 원에 자기 주식을 전량 사모펀드에 팔았네. 사모펀드는 일시불로 그 금액을 지불해야 하네.”


그럼 여기서 재무제표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자산총계는 회사의 정찰가격과 같다고 했습니다. 2,377억 원짜리 회사의 경영권을 1,882억 원에 샀습니다. 회사는 매출도 좋고, 영업이익도 조금은 나는 편입니다. 회사를 좀더 잘 운영하기 위해서 재투자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것까지 고려한다면 한 번에 1,800억 원이나 들여서 사야할까? 그 뒤로 나온 유상증자는 사모펀드가 이런 재투자를 기존 주주에게 넘기는 꼴 아냐? 유상증자에 대해 강한 의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근거는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가치에 대한 간단한 비교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원래 가격을 알고 나면 ‘싯가’와 그 주변에서 일어 나는 사건에 대한 판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 249만 원, 현대자동차 주가 13만 6천 원 이라는 숫자를 먼저 봅니다.(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하기 전 예시입니다.) 실제 재무제표 가치를 보지 않고 주가만 자꾸 쳐다보면 삼성전자는 249만 원짜리 회사고 현대자동차는 13만원 짜리 회사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2017년 삼성전자는 자산총액 201조 8,667억 원이고, 현대자동차는 93조 6,490억 원입니다. 


재무제표 가치와 주식가치를 둘다 다 머릿 속에 넣어두지 않으면 현실과 떨어진 숫자에 함몰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정확한 가치인가? 주식투자자는 적정주가, 앞으로 오를 가격에만 몰두합니다. 실제 가치보다 되어야 할 가치, 그렇게 보이고 싶은, 가치에만 매달리게 마련입니다. 어려운 차트나 주식지표 공부 전에 가장 직관적인 ‘재무제표 읽기’를 권합니다.


재무제표 보기 전에는 "주식투자 하지 말라" 라는 말을 여러 사람이 했습니다. 심지어 워렌버핏도 했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치투자라든지, 재무제표 분석을 반드시 하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주가만 쳐다 볼 때 생기는 괴리감에서 벗어나 현실감을 찾으란 뜻입니다.


여러분의 성공투자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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