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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살아나나?

흑자달성 이후 전망

Intro | 2022년 3분기 흑자 달성


지난 11.11 쿠팡이 "2022년 3분기 흑자" 달성했다는 뉴스가 국내 언론사를 통해 전해집니다. 근거는 11.10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 재무제표가 근거입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Coupang, Inc.는 우리나라 DART 시스템처럼 분기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상기 미국 제무제표에 따르면 쿠팡은 3분기에 6조 8,383억 원(환율 1,340원 기준)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1,037억 원, 당기순이익 1,215억 원의 성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쿠팡 8년만에 첫 흑자라고 하는데 2013년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적자로 매년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워낙 오랜만에 흑자이기에 약간의 ‘호들갑’처럼 보입니다. 이유는 쿠팡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약 20.5조 원이고, 마찬가지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24억 원 영업적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자로 전환된 쿠팡 측의 설명은 여러 가지로 쿠팡의 상황을 곱씹어 보게 합니다.

흑자전환의 가장 큰 동력은 축구장 500개 규모의 물류시설 투자가 드디어 효과를 본다고 강조합니다. 국내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15분 거리에 산다고 설명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일명 쿠세권이라는데…. 두번째 요인은 신선식품 배송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종 가능한 IT기술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선식품 배송 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쿠팡은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을 냉장차가 아닌 일반트럭이 갈 수 있을 정도로 미리 사전에 고객의 주문을 읽어 낸다고 합니다. 


쿠팡이 드디어 물류 왕국을 완성한 건가요?


쿠팡의 배송은 로켓배송으로 유명합니다. 주문한 게 바로 다음날 도착하니까요. 심지어 새벽에 받을지 말지를 선택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흑자가 “물류혁신의 힘”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흑자가 지속될지는 꼼꼼히, 객관적으로 따져 봐야겠습니다.  


Body | 비용의 성격별 분석


이번에 발표된 실적은 미국 쿠팡의 보고서입니다. 그런데 미국 쿠팡의 100% 자회사인 한국 쿠팡㈜으로 비상장사로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입니다. 한국 쿠팡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만 재무제표가 공시됩니다. 그래도 2021년 재무제표는 DART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반영이라고 합니다. 이번 쿠팡 흑자 원인을 물류시스템의 성과라고 말하니 “비용 절감”이 확실히 어디서 일어 났는지 확인해 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쿠팡은 매출액 약 20조 원에 영업적자 -1.1조 원, 당기순손실 -1.5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손실이 영업이익 보다 크게 난 이유는 2021년에는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해 기타손실로 -3,361억 원이 반영되어 그렇습니다. 

“주석24. 재해손실 : 2021년 6월 17일, 화재(이하 "물류센터 화재")로 덕평 물류센터가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현장의 재고, 건물, 비품 및 기타 자산이 손실되었습니다. 당기에 연결회사는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재고자산 감모손실 176,369백만원과 유형자산폐기손실 141,988백만원을 인식하였으며, 기타비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증가한 당기순손실은 330,291백만원입니다.”


쿠팡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액은 13조 원에서 20조 원으로 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적자 역시 더 많이 나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있습니다. 팔면 팔수록 영업 일반관리비가 더 든다는 말입니다. 이걸 물류혁신, 비용 절감으로 막아야....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 설 수 있습니다. 


어찌하였든 2021년까지는 쿠팡의 적자 폭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인 걸로 나타나는데 2022년 3분기가 진짜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인지는 비용 부분을 점검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에는 <비용의 성격별 분류>라는 주석이 나옵니다.

매출액과 관련된 대표적인 비용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입니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는 2개의 비용을 합친 주석입니다. 어떤 구성비를 보이는지 상기 주석을 Ctrl-C and Ctrl-V 하여, 엑셀 표로 만들어 봅니다. 엑셀로 만들어 놓으면, 각 비용 항목의 비중과 증감 상황을 수식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2020~2021년 수치를 보면, 쿠팡의 비용 중에 가장 비중이 높은 건 인건비입니다. 2021년 기준 약 4.7조 원으로 60% 분포입니다. 물류는 아직도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갑니다. 상하차, 전달, 수집 등 IT기술이 도입된다고 해도 각가지 상황에 대처할 인력이 없으면 물류서비스는 작동하기 힘드는 산업입니다. 쿠팡의 직원이 6만 명을 넘겼으며 국내 기업 중에 3위 규모입니다.



2020년 → 2021년 매출액이 50% 증가한 것에 비해 상기 표를 보면 인건비와 감가상각비는 73%, 75%로 더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새벽배송 등으로 속도전이 붙으면서 택배의 신속, 정확성은 고객(판매자, 구매자)이 물류서비스를 판단하는 척도입니다. 쿠팡과 같은 커머스 플랫폼 기업은 판매자, 구매자 양쪽을 물류서비스 인프라를 통해 묶어 두고, 중계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지금까지는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인건비와 물류시설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는 아직도 부담이 되어 보입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운반및임차료가 줄고 있습니다. 쿠팡이 말하는 쿠세권의 싹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3분기 실적이 나타내는 의미는 매출성장은 큰 폭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인건비 + 감가상각비 + 운반료가 줄어서 낸 결과이어야 합니다.



Outro | 2022년이 쿠팡의 스타팅 포인트일까요?


만약 쿠팡의 2022년 매출액이 26조 원 정도를 기록한다면(3분기 누적 20조 원) 매출액 증감율이 50% → 30%로 줄어 드는 셈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쿠팡이 맥스로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의 M/S가 어디까지 일까요? 패션과 식품 등 새벽배송까지 확장할 수 있어 무신사와 컬리와 경쟁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경쟁자를 키울수록 마케팅 비용이 증가합니다. 


단적인 증거로 쿠팡의 광고선전비가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인지도를 높이는 TV-CM이 방송되는 게 아니라 타깃이나 검색 광고료로 추측합니다. 


정리하자면, 쿠팡의 3분기 흑자는 분명 희소식입니다. 8년을 투자만 지속해 왔고, 그간의 누적적자 쌓인 게 2021년 결손금 기준으로 -5.9조 원에 달합니다. 쿠팡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7~8년 전에는 소셜 커머스 경쟁자만 제끼면 시장의 No. 1이 될 줄 알았습니다. 1위가 되기 위해 부은 투자금이 5.9조 원이라면 향후 이 금액을 벌어들일 가능성이 보여야 합니다. 쿠팡 경영에 있어 유리한 환경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우선 흑자를 이룰 수 있도록 매출액(영업수익)의 규모가 매년 유지되어야 합니다. 마지노선은 27조 원 ~ 30조 원의 수익입니다. 둘째, 인건비 관리가 중요합니다. 더 이상의 비용 증가가 없어야 합니다. 물류는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면 사람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미 종업원 수가 많은 만큼 상승 요소가 없어야 합니다. 비용 비중을 보더라도, 인건비가 조금만 늘어도 쿠팡 손익에 영향력이 높습니다. 셋째, 광고선전비가 줄어야 합니다. 경쟁자를 쿠팡 플랫폼 안에 모아 넣는 구도로 더 이상의 마케팅 비용지출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쿠팡을 대적할 플랫폼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쿠팡이 넘보는 시장이 패션, 신선식품, 중고시장이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3가지 요소의 어려움을 진짜로 해결한다면, 3분기 실적이 그 해결의 결과라면 2023년 쿠팡의 흑자 추이는 클라스가 다른 수치로 나타날 것입니다. 2022년 4분기 이후로도 가시적인 성과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매출감소와 경쟁구도 확장이 2023년(사실 내년도 경기 불황은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편이라) 등장한다면 단지 2022년 3분기 희소식만으로 쿠팡 미래가 밝다고 보기엔.......... 쿠팡을 좀더 지켜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unsplash.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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