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28)
회사가 매각이 되면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인수전이라 불리는 흥행에 성공하면 여로 모로 회사는 주목을 받습니다. 얼마에 팔릴지 누가 사가는지도 뉴스거리입니다. 국내 1위 골판지 업체 태림포장, 태림페이퍼가 인수합병 시장에 나왔습니다. 2019.8.27 본 입찰이었습니다. 5명의 인수 참여 업체 중에 한솔제지는 당일날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태림포장은 라면∙택배 박스 등을 만드는 회사로 2015년 사모펀드 ‘IMM PE’가 태림페이퍼와 함께 인수한 회사입니다. 4년이 지난 현재 태림포장 FY2019 반기 영업이익 164억 원입니다. 확실히 사모펀드 효과가 있나 봅니다.
2015년 태림포장 인수 당시 기사 "태림포장 인수 IMM 프라이빗에쿼티(PE)"
http://www.investchosun.com/2015/05/12/1002226
태림포장 주식회사는 1976년 4월 12일 설립되었으며, 본사 및 시흥공장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공단1대로 379번안길 74(정왕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구미, 포천, 용인, 울산, 파주, 청원, 마산에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당사는 골판지 및 골판지상자 제조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주주는 트리니티원 유한회사 58.85%입니다. 트리니티원 유한회사는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만든 회사입니다. 기타 소액주주는 28.87%입니다.
태림포장의 2019년 반기 기준 자산총계는 6,101억 원입니다. 부채비율 85%로 안정적인 수치입니다. 다만 대부분이 단기차입금으로 1,931억 원 있습니다. 매출액은 FY2018 기준 6,086억 원으로 2018년에는 286억 원의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뤘습니다. 올해 1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못 미치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수익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띄게 들어 나는 건 영업이익의 증가인데 100억 미만의 영업이익이 급상승 했습니다. 이유는 매출원가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88.5% → 83.5% 5%의 원가율 하락은 고대로 영업이익율로 돌아 옵니다. 중국의 플라스틱, 폐지 수입 금지에 따라서 국내 폐지가격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골판지의 원재료는 재활용 폐지입니다.
지금처럼 이익이 잘 나고 있을 때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매각을 하는 게 좋습니다. 좋은 가격을 통해 Exit 할 기회입니다. 게다가 태림포장을 보유한지도 4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 태림포장이 사모펀드에 인수되었을 때 “중견기업 상속 대신 매각 선택”으로 화재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적자거나 경영상의 큰 문제가 있던 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3,500억 원에 7개 계열사를 인수했습니다. 인수직후인 2015~2016년 영업이익은 20억 원, 90억 원인데 당기순이익은 -123억 원, -583억 원입니다. 주석을 살펴 보면 [관계사주식처분 손실]입니다. 태림포장 계열사 중에 골판지 외의 사업부문을 정리할 때 생긴 손실입니다. 태림포장을 인수하면서 주력 외의 계열사는 다시 대주주(정동섭 회장 일가)에게 파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IMM PE, 3500억원에 태림포장 계열사 7개 인수
http://www.investchosun.com/2015/05/12/1002226
사모펀드는 경영권 지분 인수 후 해당 기업의 성장 잠재력 확보, 비효율성 제거 등을 통해 기업 재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회수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를 높여서 수백, 수천억 원의 매각 차익을 내기도 합니다. 생산성을 높이거나, 사업 확장, 비슷한 기업을 더 사서 모으는 덩치 키우기 전략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태림포장의 경우는 사업구조의 수직계열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골판지 외의 계열사의 매각, 비업무용 자산의 매각(매각예정자산 265억 원) 등 사모펀드는 정리를 우선했습니다. 현재 태림포장은 골판지 상자제조와 골판지 원지사업 2개로 나눠져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태림포장 외 태림페이퍼, 월산페이퍼, 동원페이퍼 계열사 라인업을 다시 조정했다고 합니다.
태림포장 때문에 찾아보니 골판지 시장은 조금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택배 등 상자 수요가 늘어 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지만, 원자재인 폐지와 펄프 가격에 따른 이익 변동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 기사를 찾아보니, 담합에 따른 과징금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골판지 원지 → 골판지 원단 → 골판지 상자 제조사의 수직계열화, 독점력을 갖춰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는데, 상자 가격을 높일 수 없으면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 납니다. 골판지 만드는 제조 설비가 의외로 규모가 있습니다. 태림포장 유형자산 4,646억 원입니다. 전체 자산의 76%이며, 기계장치만도 1,609억 원입니다.
골판지 시장의 보릿고개
https://cafe.naver.com/vilab/120751
사모펀드가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져보고 인수했을 것입니다. 인수 4년이 지난 지금 매각 희망가 1조 원이라고 합니다. 인수 후보자들은 그 정도는 아니고 5~6,000억 원이 적정하다고 합니다. 팔려는 자와 사려는 자야 당연히 입장이 틀리죠. 태림포장 자산총계 6,101억 원 + 태림페이퍼 자산총계 3,616억 원입니다. 둘 다 IMM PE가 각각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지배구조 깔끔하고, 현재 나오는 영업이익과 현금창출 능력 봐서는 1조 원의 가치를 부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에 따라서 들쭉날쭉한 이익구조, 업계 1위라고 해도 시장점유율 16.9% 독점적이지 않는 경쟁구도 등 고려해 볼 사항이 많습니다.
결국 골판지 시장이 앞으로도 잘 될 것인가? 답을 내릴 수 있어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습니다. 직전에 가장 관심을 보였던 회사가 인수를 포기합니다. 매각이 종료될 때 후일담이 풍성할 듯 싶습니다.
※상기 내용은 FY17~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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