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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브랜드 GENTLE MONSTER

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29)

Intro | 브랜드 파워 


얼마 전 일입니다. 해외여행을 갔는데(자랑하는 거 절대 아닙니다. ^^) 여하튼 해외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면세점 쇼핑입니다. 혹시 ‘선불런’이라고 아시는지요? 면세점은 다양한 할인혜택을 주어, 지름심의 강림을 재촉합니다. 이미 Tax Free의 유혹도 강한데 말이죠. 면세점 돌다 보니 맘에 드는 선글라스가 있었습니다.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입니다. 다른 선글라스 브랜드는 할인, 온라인 구매 등 이벤트가 많던데 젠틀몬스터는 하나도 적용되지 안는다고 합니다. 면세점뿐만 아니라 전국 매장 어디도 가격을 깎아주는 이벤트가 없습니다. 무슨 배짱이지 싶은데, 잠시 생각해 보면 패션 브랜드의 가장 큰 힘이 바로 이런 Don’t Discount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아닐까 싶습니다.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파워가 재무제표에도 드러날까요?


Body | 젠틀몬스터의 회사 이름은 아이아이컴바인드


주식회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1년 2월 설립되었으며, 광학프레임, 선글라스 및 그 부속품의 제조및 판매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서울시 마포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분 구조를 보면 씨케이글로벌파트너스(53.4%), 대표이사 김한국(26.8%) 순입니다. 참고로 씨케이글로벌파트너스 재무제표도 찾아봤는데 주식회사 씨케이글로벌파트너스는 2001년 9월 설립되었으며, 국내외 영어교육사업, 영어학원 운영, 스포츠용품 유통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주현황은 오재욱 외 특수관계자가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아이이컴파인드의 대표이사는 김한국이지만 대주주는 씨케이글로벌파트너스 ← 오재욱 외 특수관계자 100% 지분. 요 관계는 정확한 파악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선글라스 스타일이 독특해서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이미 젠틀몬스터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전지현 선글라스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후 연예인들이 많이 껴서 홍보가 된 브랜드이자, 디자인이 멋있어서 연예인들이 많이 쓰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합니다.

위키디피아 About GENTLE MONSTER

https://ko.wikipedia.org/wiki/%EC%A0%A0%ED%8B%80%EB%AA%AC%EC%8A%A4%ED%84%B0



재무제표 보고 놀랐던 점은 565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젠틀몬스터(아이아이컴바인드)의 자산총계 즉 회사규모는 2,613억 원입니다. 근데 매출액도 비슷한 2,264억 원이고요. 그러니 영업이익 565억 원이 서프라이즈한 숫자인 거죠. 재무제표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업이익율이 25~30%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이유는 낮은 매출원가 때문입니다. 안경은 재료비가 그다지 비싼 게 아닌가 봅니다. 특히 선글라스는 사실 도수를 넣지 않은 안경 알이잖아요.(제 추정입니다.) FY18 기준 젠틀모스터의 매출액 2,264억 원에 대비한 매출원가 398억 원은 매출원가율 17.6%에 불과합니다. 대신 판매관리비는 57.4% 1300억 원입니다. 판매관리비도 낮으면 더 높은 이익일 텐데 싶어 주석을 통해 판매관리비 내역을 살펴 보았습니다. 판매관리비 중에 급여 185억 원, 임차료 135억 원, 위탁판매수수료 549억 원이 제일 큰 비용들입니다. 선글라스가 진열되어 있는 매장은 화려하게, 그리고 백화점, 면세점, 유통채널 쪽에 위탁판매 형식은 다양하게, 이런 원인으로 판매관리비 중 마케팅 활동 비용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면세점에서 본 젠틀 몬스터 직원이 엄청 훈남이었습니다.

[채용정보] 천송이 선글라스 아이아이컴바인드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716986&memberNo=43015566


회사가 ‘핫’하게 된 것은 2016년 이후부터 입니다. 심지어 2014년에는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자산 114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설립 8년만에 이익잉여금 1,477억 원을 만들었습니다. 선글라스 하나만으로요. 지난해 눈에 띄게 많은 늘어난 금융자산만 1,000억 원 이상입니다. 2017년 491억 원의 당기순이익에서 2018년 219억 원으로 낮아진 이유는 세금을 많이 내서입니다.(법인세부채가 좀 높더라고요) 현금흐름표를 보면 기말의 현금도 253억 원으로 많고, 자금력도 풍부합니다.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인지 금융자산에만 넣어두고 이자만 18억 원 정도 챙기는 형국입니다. 원래 회사명이 스놉바이였고, 아이아이컴바인드 바꾸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 집니다.


사명 변경한 젠틀몬스터

http://www.fi.co.kr/main/view.asp?idx=60344#


브랜드를 키우고, 성공한 선글라스 제조사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젠틀몬스터 하면 독특한 스타일이라는 평이 잘 붙습니다.  유형자산 중에 ‘인테리어’ 항목이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보통 유형자산은 토지나 건물, 기계장치뿐인데 매장인터리어에도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분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테리어 원가 149억 원이라는 항목이 흥미롭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비싼 곳에 아름답게 진열되어야 값어치를 인정받나 봅니다.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꽤나 유명하다고 하네요. 


한 기업에서 생산한 여러 제품을 한곳에 모아서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매장을 말한다. 브랜드의 대표 제품과 특유의 디스플레이를 극대화한 매장으로, 높은 매출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홍보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체험 판매장 [flagship store] (한경 경제용어사전)


Outro | 브랜드, 브랜드, 브랜드


현금흐름표 상으로 재미있는 건 2017년부 금융자산 투자가 왕성(1,069억 원)했고, 513억 원의 유상증자가 있었습니다. 돈도 잘 버는 중에 투자자(루이비통)가 더 늘어서 자본이 더욱 확충되었습니다. 유입된 자금은 새로운 사업을 위한 발판이 됩니다. 이미 화장품 쪽으로 브랜드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탬버린즈라는 이름이고요. 이번에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 매장 '세포라(Sephora)'에 입점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펜디라는 브랜드와 콜라보 협업컬렉션을 내기도 했다고 합니다.(사실 패션 쪽은 잘 몰라서 얼마나 임팩트 있는지는… ) 


젠틀몬스터의 세컨브랜드 화장품 라인 템버린즈

https://trndf.com/news/newsview.php?ncode=1065573980109734


브랜드와 관련된 재무제표 숫자는 엄밀히 따지면 무형자산의 산업재산권 정도입니다. 법적으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 특허청에 신고할 때 사용한 비용 정도가 올라갑니다. 젠틀몬스터 산업재산권 원가는 6억 원 정도입니다. 500억 원 이상을 버는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가치가 6억 원에 불과하냐고요? 물론 아닙니다. 브랜드는 이 숫자로만 측정될 수 없고, 평가되지 않습니다. 고객관계와 회사의 자산 그리고 임직원들 모두가 브랜드의 파워에 다 연결됩니다. 6억 원 → 500억 원 한 가지 보여주는 의미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잘 키운 브랜드 한 개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선글라스 팔아서 얼마나…’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에 사과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자산만큼 매출액을 내고 높은 영업이익까지! 우리나라에 브랜드 파워로 무장한 신생 패션 회사가 있다는 걸 알려준 젠틀몬스터! ^^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8~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FreeQr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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