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47)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충 방제기업 세스코의 광고문구입니다.
“화재신고는 119, 해충신고는 1119”
40년 넘게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다 보니 사람들은 세스코를 보통명사처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세스코가 유명해진 이유는 아시는지요? 요즘 네티즌은 모르겠지만 2000년대 초반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세스코 게시판을 추억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재무제표를 열어 해충박멸이 전공인 기업, 세스코를 살펴 봅니다.
세스코는 1976년 8월 23일에 (주)전우방제로 창립하였으며, 2000년 4월 1일에 상호를 (주)세스코로 변경하였습니다. 회사는 환경위생에 관한 소독 용역업무를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본사는 서울 강동구 상일로 10길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대표이사입니다. 대표이사 전찬혁 사장은 창업주의 차남입니다. 지배구조 관련 자료가 정확하지 않는데, 세스코는 전순표 창업자가 1976년에 창립하였고, 전찬혁 차남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창업주는 농림부 공무원 출신으로 ‘해충 방제업’ 전문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당시 회사 이름을 “전 우주를 방제하겠다.”라는 포부로 지었다고 합니다.
세스코는 마치 ‘온라인 탑골공원’ 같은 회사입니다. 2000년대 세스코 게시판으로 사람들에게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면 신세대. 몰라야 요즘 사람입니다. 그때 만들어진 브랜드 ‘세스코’는 스카치 테이프처럼 해충박멸의 대명사처럼 쓰입니다. 2003년의 세스코 매출액은 213억 원이었습니다.
[세스코란?] https://namu.wiki/w/%EC%84%B8%EC%8A%A4%EC%BD%94
그 사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손익계산서부터 살펴 봅니다. 매출액 2,541억 원에 지난해 영업이익 12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15~2016년에 비해 매출액 규모는 늘었으니 이익률은 12.4% → 5%로 많이 줄었습니다. 재무제표 상으로는 매출원가가 증가한 탓입니다. 현금흐름 자체는 아주 좋습니다.
비상장사인 세스코의 2018년 자산총계는 2,055억 원입니다. 43기, 오랜 역사를 지닌 이 회사의 자산은 절반이 유형자산(1,085억 원)입니다. 매출 구성을 보니, 제품보다는 용역서비스가 대부분(98%)이고, 유형자산은 토지와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채비율 59%. 회사가 이 업종에서 오랜 경험과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보니, 단기금융상품 319억 원은 여유로운 금융투자로 보입니다. 또한 부채는 장기차입금 105억 원 외에는 없으며, 퇴직급여충당부채가 591억 원이나 되는 게 조금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임직원 수가 3,051명이나 되니, 이해되는 숫자입니다.
이 회사가 상하이, 베이징, 베트남에 자회사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매출액이 아직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중국 쪽은 영업손실이 난 상태입니다. 얼마나 투자를 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중국, 베트남 매출액은 17~24억 원 수준입니다.
우선 생각 보다 직원이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해충 없애는 화학 약품도 중요하지만, 집마다 대처하는 게 다르니 인력이나 노하우가 중요할 거 같습니다. 경험의 차이가 세스코와 유사한 회사가 생기기 어렵게 만들었나 봅니다.
영화 기생충의 곱등이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 곱등이는 집 안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여하튼 바퀴벌레나 개미를 퇴치하는 회사입니다. 요즘은 집 안에 벌레가 잘 안 보입니다. 그만큼 아파트가 대부분의 주거생활의 형태입니다. 예전에 주택에 살면 귀뚜라미 소리도 흔히 듣고, 바퀴벌레도 종종 보곤 했습니다. 세스코 매출이 늘긴 하지만, 이익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크게는 이런 주거환경 변화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세스코도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스코 홈페이지를 보니, 섬유유연제도 팔고, 가정집이 아닌 식당의 청결을 검사해 주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협찬하고 있습니다. 세스코에 관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다 보니 과거에 직원사찰이라는 불미스러운 기사도 검색이 됩니다. 해충박멸 외에는 위생관리, 해외진출 등 아직까지 큰 결과를 얻은 쪽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나 코로나 바이러스 등 공공기관과 학교 등 방제사업이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유치원, 어린이집, 사무실 등 청소하는 수준이 아니라 바이러스 생존을 막는데 니즈가 생기지 않을까요? 아니지 사람이 옮기는 건데… 여하튼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세스코의 튼튼한 재무제표를 살펴 보았습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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