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는 미국에 갔다.

사라진 발걸음이 남긴 온기

by 루미소희

프롤로그:

함께 뛰놀던 반려동물이

사라졌던 어느 날의 기억.

발자국과 꼬리 흔들던

소리가 남긴 그리움과 이별의

순간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왈왈왈!”

바니가 꼬리를 흔든다.

학교에서 짜증 난 일도

그 꼬리 끝에서 흩어지곤 했다.


숨이 넘어가도록 좋아해 주는

녀석이 기특해

손이 빠져라 머리를

비벼주며 따라갔다.

내 한 걸음, 바니 한 걸음.

한 달음, 바니 한 달음.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오던 녀석이 어느 날,

미국에 갔단다.

문을 열어도 소리가 없었다.


엄마는 말했다.

“바니는 좋은 곳에 갔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그저 부러워했다.


하지만 이제 안다.

그곳이 무지개다리였음을.

여전히 나는 그날의 문 앞에 서서,

돌아오지 않는 바니를

기다리는 아이로 남아 있다.


손끝으로 남은 발걸음을

허공에 따라 그리며,

그날의 기억이

마음속에 조용히 퍼진다.



사라진 발걸음이 남긴 온기가 조용히 마음을 채운다.



#반려동물#감성산문시#이별#그리움#어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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