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 찾기
삶이 주는 고민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면 가슴 한켠이 먹먹할 때가 있습니다. 질문은 곧이어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제저녁 무엇을 먹었는지부터 다사다난한 직장생활, 설레었던 연애 추억, 학창 시절 실없이 웃긴 일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때 묻은 장난감까지 인생의 중요했던 일부터 자질구레한 기억까지 들춰 봅니다. 되돌아보면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벗어나고 싶은 시간도 있었지만 평평하게 살아온 시간이 훨씬 더 많습니다.
평범한 30년 남짓의 인생을 살았지만 알 수 없는 먹먹한 감정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 흘러가는 상황이 요구하는 대로 삶을 맞추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준비의 치열함과 직장생활의 분주함은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는 그럴싸한 자기 합리화는 휴식은 쉽게 허락했지만 ‘나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탐구는 소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철학적 고민의 부재는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는 원인 모를 죄책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불안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이제는 나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 찾기
나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기준을 둘 수 있지만 ‘좋아하는 일’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일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요즘 같은 백세 시대에 대략 30~40년은 일하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덕업일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뜻이죠. 자신이 설계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그 안에서 소득을 창출하며 자아실현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은 굉장한 행운임이 틀림없습니다. 직업이 ‘먹고사니즘’인 대부분의 이에게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은 나답게 살아가면서 돈까지 버는 부럽고 놀라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덕업일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근접한 삶을 살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습니다.
먼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나름의 축복으로 여겨도 됩니다. 하지만 실력과 관심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분명 있습니다. 헷갈릴 때는 서점에 가 봅시다. 다양한 종류의 책 중에서 자연스레 관심 있는 쪽으로 손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 계발 코너의 운동, 요리, 음악, 수공예 분야의 책을 골라도 되고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주식과 부동산 책을 골라도 됩니다. 서점에 갈 시간이 없다면 탈잉, 크몽, CLASS101 같은 어플에서 평소 배우고 싶은 과목을 수강하는 것도 탐색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내가 고른 것을 시작해봅시다. 덕업일치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우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어 결과물 혹은 지식을 전달할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또 일을 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수익성도 있어야 하고 그것을 원하는 수요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 남들이 인정할 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설령 그것이 취미 수준일지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의무감과 부담감을 필요 이상으로 느끼게 되면 하던 것을 중단하게 됩니다. 나답게 살아가고자 해서 시작한 것들이 오히려 나를 짓누른다고 여기게 되죠.
천천히 즐기면서 하기
그래서 좋아하는 일은 내가 할 수 있고,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재능이 부족하다 여겨져도 상관없습니다. 하다 보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기회가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근사한 취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기쁨이 느껴지지 않고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좌절하고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나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있습니다. 다만 발견할 기회가 없었고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의 불안함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제아무리 부자, 권력자, 지식인 일지라도 저마다 고민이 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성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남들만큼 잘하고, 그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절반은 성공한 삶이 아닐까요?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누군가의 시선과 기대 때문에 즐겁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면 그만큼 괴로운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개인의 삶에 집중할 수 있고 행복함을 느낍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기쁨을 느끼고,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삶과 세상에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런 삶이죠. 나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고 거대한 바위를 미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왜 고민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따지기도 하고 막막함에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고민할 가치가 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고민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자기 성찰의 태도를 얻었다면 그것으로 이미 첫 단추는 꿰었습니다. 이제 행동하면서 나머지 단추를 꿰어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