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군입대를 앞둔 그날
복학 후 두 번째 학기의 마지막 시험을 끝낸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술을 마시기로 한 듯 자연스레 발길을 옮겼다. 여름을 앞둔 날씨는 찝찝했다. 학교 후문을 나오며 성우는 에어컨이 빵빵한 지하 호프집을 가자고 먼저 운을 뗐다. 원래 먹던 거 먹자는 균봉의 가벼운 반박과 호프집은 2차로 가자는 나의 절충안 그리고 대세에 따르겠다는 만희의 기울어진 입장에 성우는 입을 비쭉 내밀고 말았다.
균봉이 말한 '원래 가던 곳'은 후삼집이었다. 학교 후문 쪽 후미진 골목 1층에 위치한 <후문 삼치집>의 줄임말이다. 대학교 들어와서 가장 많이 간 술집이다. 식당 이름으로 내건 삼치구이보다 똥집소금구이가 유명한 곳이다. 짭조름한 소금 간에 살짝 벤 불맛 그리고 탱탱한 식감의 조화는 소주를 가만두지 않았다.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듯 듯 메뉴들의 가격도 착했다. 만희는 “그래 후삼집 가자”며 성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후삼집에 들어서며 우리는 습관처럼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우리의 머리가 향하는 곳은 출입구 바로 옆에 있는 계산대다. 그 곳에는 언제나 꼿꼿이 서 있는 사장님이 계신다. 사장님은 언제나 말없이 미소만 짓는다. 나는 우리들 가운데 사장님과 그래도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냥 사장님과 눈을 맞추곤 들어간다. 그날 이후 후삼집을 들어갈 때면 치르는 우리들 그리고 나의 의례와 같은 절차다. 우리가 후삼집의 단골이 된 이유에는 똥집의 맛과 가격도 있지만, 사장님의 존재를 뺄수 없다.
그날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쯤이다. 우리가 모두 군대를 가기 전이고 2학년 첫 학기가 끝나갈 무렵이다. 석영이 형과 균봉이 군입대를 얼만 남겨두지 않은 날이었다. 나와 성우, 균봉, 만희 그리고 석영이 형은 학부 축구 동아리인 <황금 축구화(황축)>에서 만났다. 경제학부 오티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축구라는 공통분모로 모였고 황축에 동시에 가입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재수생인 석영이 형도 축구에는 환장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말로는 첫 수능 일주일을 남기고 축구를 했고, 재수 때는 수능 전날에도 축구를 했다고 한다. 이후로는 말할 것도 없이 강의 시간을 맞춰 몰려 다녔다. 수강신청을 할 때면 장학금 경쟁자인 성우와 만희가 다른 우리들의 수강신청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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