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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도서관이 좋다

250731

by 돈태

오후 4시 30분. 와플을 파는 커피숍에서 나왔다. 저녁때까지 버틸 간식을, 점심 후 커피와 함께 해결하면서도 책읽고 글쓰기 쾌적한 장소다. 전철역과 같은 건물에 있어 나처럼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적어 원하는 자리를 고를 수 있다. 진작부터 작업 공간으로 점찍어 놓은 곳이다.


집에 가기 전에 아니 에르노의 책을 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닮고 싶은 글쓰기를 하는, 유명하고 검증된 작가다(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역 근처에 주차해 둔 차로 갔다. 먼저 주차된 차들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차들이 옆에 줄지어 대기 중이다. 내 차 옆에도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다. 내 차를 빼려면 그 차가 전진을 하든 후진을 하던 자리를 조금 내줘야 한다. 그 차 옆에 한 남성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고 있다. 백발인데 그렇게 늙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조수석 문을 열고 가방을 넣고 있으니 그 남자가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운전석 쪽으로 향하는데 그 남자가 불붙은 담배를 끄려는 동작을 취한다. 나는 "그냥 피세요. 저도 한 대 피고 가려고요"라고 말했다. 어차피 출발하기 전에 담배 한 대 피우려고 했다. 그 남자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지역 도서관 가운데 오래된 도서관으로 갔다. 건물도 낡고 안에 있는 서가나 테이블, 의자, 엘리베이터 등도 딱 봐도 오래됐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젊은 도서관보다 편하고 좋다.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넉넉하고 책도 많다. 더 포인트는 대출가능 책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도서 검색대에서 책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세 권을 찾았다. 그중 두 권만 대출하기로 하고 한 권을 도서반납 선반에 놓았다. 사람 키보다 높은 책장들이 늘어서 있는 옆 공간에, 낮은 1인용 테이블과 가죽 등받이에 나무 팔걸이가 있는 의자를 차지했다. 최종 선택한 두 권을 번갈아 읽는데 바로 옆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잡는 책 제목에 계속 시선이 간다. <작은 빵집이 맛있다> 동감인데 안 그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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