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7일 오전 7시쯤
황해로 뻗어 나갈 한진포구의 선착장은 해에 씻기고 있었다. 동쪽 하늘에 낮게 걸려 있는 해는 물비늘을 타고 날카롭게 흩어지는 빛을 내뿜고 있다. 땅에서 바다로 인간을 내보내거나 떠미는 철체 경사로는 고요한 기계의 육체처럼 부둣가에 길게 누워 있다. 그 아래 놓인 파란 플라스틱 통들과 기름통들이 삶의 기름때를 잔뜩 묻히고 있다. 생업의 도구들이 아무 말 없이 뉘어 있는 고요한 전쟁터 같았다.
멀리 보이는 크레인과 다리는 바다 위에 걸친 인간의 야망이었고, 잔물결 위를 위태롭게 떠 있는 고깃배들은 하루 한 뼘의 삶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의 도구였다. 부두는 소리 없이 젖어 있고, 어제의 고기비린내를 머금고 있다. 땅과 바다를 잇는 곳에 결박된 고깃배들은 물결 따라 일렁이며, 당도할 그물질에 숨을 고르고 있다.
사람은 없으나, 사람의 시간이 가득했다. 햇살은 날이 선 채로 포구를 비추었고, 그림자들은 노동의 자세로 뉘어 있었다. 쇠로 만들어진 경사로는 말없이 하늘을 향해 열려 있었으나, 그 끝은 물속으로 굽어지고 있었다. 당진의 바다는 생활이었고, 생활은 고단하게 고요했다.